제동걸린 NATO의 동진

우크라이나 및 그루지야의 나토 MAP 부여 실패, 마케도니아도 가입 실패 - 문화일보

친미, 친서방 지도자 빅토로 유셴코의 우크라이나 정부의 NATO 가입 의지와 황상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는 끝내 NATO 가입 전 예비 회원국 후보 자격인 MAP 자격을 부여받는 것조차 실패하고 말았다.

사실 며칠 전부터 NATO는 이들 두 나라의 NATO MAP 자격 부여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었다. 프랑스와 독일이 중심이 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가세한 전통적인 구 서유럽 세계가 이에 반대했고,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04년 이후 대거 NATO에 들어온 신 동유럽 세계가 이를 지지하는 대립이 벌어진 것이다.

발틱3국 및 폴란드, 발칸 국가 등 신 동유럽 세계는 눈 앞의 러시아의 위협에 언제나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어 러시아를 어떻게든 견제하고자 하고 미국과 캐나다는 북미 대륙에 위치해 있어서 러시아의 위협이 눈앞에 닥친 불은 아니다. 반면 전통적인 서유럽 세계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파탄으로 끌고 갈 만큼 필요한 현실적인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자원수급-특히 천연가스- 문제 및 러시아라는 거대 시장에 대한 문제로 러시아를 자극하려 하지 않는다. 사실 전통적 서유럽 세계는 이미 2005년 우크라이나-러시아 가스분쟁의 불똥이 튀는 바람에 가스대란을 겪지 않았는가?

덕분에 우크라이나, 그루지야의 NATO 가입은 당분간 어려워질 것이다. 이미 MAP 자격을 부여받은 마케도니아가 NATO 회원국 중 단 1국-그리스-의 반대로 무산된 이번 사례를 볼 때 전통적 서유럽 세계가 모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그루지야 양국의 NATO 가입은 엄청난 첩첩산중의 길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반대한 서유럽 국가 중 독일과 프랑스가 이라크전 당시에는 미국을 비판했지만 지금은 우파 정권이 들어서 미국과 협력관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이걸로 푸틴은 임기만료 전에 확실한 공적을 세웠다. 그동안 여러차례 목소리를 드높이며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극렬 반대한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발틱 3국의 NATO 가입때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아울러 푸틴은 부시를 초청, 얼마 뒤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소치는 2014 동계올림픽 개최지이지만 동시에 이번에 NATO MAP 자격을 받지 못한 그루지야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다는 점 또한 무언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일설에서는 이들 양국의 NATO 가입을 유보하고 대신 미국의 동유럽 MD 건설을 러시아가 묵인한다는 딜이 성사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떠도는데 확실하진 않다. 러시아와 푸틴은 양국의 NATO 가입만큼이나 동유럽 MD 구축 또한 반대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그 가능성을 낮게 본다.

여튼 부시 행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NATO의 동진은 그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4년 전 부시 1기 때에는 발칸 및 발틱 국가를 모두 NATO라는 그룹 안에 묶는데 성공했지만 2기 때 우크라이나-그루지야의 가입에 실패한 걸 보면 부시 1기와 2기의 능력 및 대외위신이 현저한 차이가 있고, 반대로 4년동안 러시아의 정치적 국제적 위상이 상대적으로 많이 회복되었다는 걸 감안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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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denijoa | 2008/04/03 16:57 | 세계에 대한 관심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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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BigTrain at 2008/04/03 17:25
현실주의 이론의 예상대로 바둑판 형태의 세력구도네요. 러시아-동유럽-서유럽-미국.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했으면 구소련의 하복부가 노출되는 형국이었는데 일단 러시아가 선방했네요.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8/04/06 19:34
사실 그간 이루어진 NATO의 동진 자체를 현실주의 IR이론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부시 정권 역시 NATO의 확대 자체를 러시아견제를 위한 주요 정책으로 삼았다기 보단 '그들(발트3국 등)이 너무 원하고 있고 러시아에게 한방 먹일 수 있으니까' 지지했다고 볼 수 있지요.

최근 NATO군 사령관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등 여러가지 긍정적인 동향이 있긴 했지만 이로써 유센코의 앞날에는 큰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종종 언급되는 동-서 우크라이나 분단 역시 아직은 머나먼 일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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