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n을 옥수수로 번역한 또 다른 사례 Book

번역자가 역사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 corn = 옥수수? 슈타인호프님 글에서 트랙백 해왔습니다.

사실 이 포스팅은 몇 년 전에도 올렸던 건데 이후 얼음집이 SK에게 먹힌다는 소리를 듣고 포스팅을 모두 폭파하면서 지금은 사라졌네요.(...) 이번 호프님 포스팅을 본 다음 문득 생각이 나서 쓰는 예전 포스팅의 복구 시도입니다.


 전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기에 신병 모집의 근원인 아나톨리아를 상실함으로서 황제는 이제 외국 동맹군과 용병들 외에는 달리 의존할 데가 없었다. 게다가 이들 군대는 돈이든 상업상의 이권이든 보수를 요구했고, 이 요구는 아나톨리아
옥수수 밭의 상실로 제국의 국내 경제가 극심한 타격을 받고 있을 때 나왔다. -본문 17페이지

 제국이 안정을 되찾은 것은 9세기가 되어서였다. 잘 짜여진 방위체제가 적의 급습 위험을 줄여주었다. 농업도 다시 되살아나고 농산물을 팔 수 있는 시장도 확보되었다. 콘스탄티노플과 해안가의 번창하는 도시들이 그 시장이었다. 서쪽의 비옥한 계곡에는 올리브나무, 과일나무, 곡식이 넘쳐흘렀고, 고지대에선 양 떼와 소 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었다. 또한 관개시설이 있는 곳은 어디든 거대한 옥수수 밭이 조성되었다.  -본문 49페이지  

 (전략) 해협 가까이에 이르러서는 시칠리아에서 황제 사절단이 구입한 옥수수잔뜩 실은 제국의 대형 수송선과 합류했다. -본문 161페이지  

 그러던 어느 날 술탄은 지나가던 길에 그를 알아보고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 데메트리오스는 매년 5만 은화를 제국의 옥수수 전매 수입에서 받게 되었다.  -본문 276페이지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스티븐 런치만 전, 이순호 역/갈라파고스, 2004) 中

1453년이면 신대륙 발견까지 수십 년은 남아 있었으니 신대륙에서만 자라고 있던 옥수수를 유럽에서 그 존재를 알고 있을 리도 만무하고, 당연히 옥수수를 실어다가 콘스탄티노플 수성을 위한 구원물자로 보내거나 하는 행동도 못 합니다. 즉, Corn을 밀이 아니라 옥수수로 번역한 사례죠. 호프님 말씀대로 한국의 번역가들이 너무 미국 중심의 영어에 익숙하다 보니 생기는 일입니다. 지난 번 8월의 포성 당시 고유명사 번역도 같은 문제였죠.

이 책의 역자인 이순호 씨 역시 역자 소개에서 모 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외국인 회사에서 근무하고, 이후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공부하며 서양사를 전공해 석사학위까지 받으신 걸로 소개되는 분입니다. 그런데도 이렇습니다.(...) 그냥 역사와 관련없이 번역만 하시는 분도 아니고 미국에서 서양사 석사까지 받으신 분이 아무런 의심도 없이 해당 책을 쓰시면서 Corn을 옥수수로 번역하셨습니다. 안구에 쓰나미죠 이건;;


덧글

  • 레인 2008/10/06 12:28 # 답글

    .....번역의 세계는 심오합니다. 네네;
  • Ladenijoa 2008/10/06 13:51 #

    저희같은 일반인들의 기준으로 어찌 번역의 세계를 이해하겠습니다(먼산)
  • 행인1 2008/10/06 13:08 # 답글

    제가 본 책에서는 하나같이 corn은 옥수수다 라고 해놓았더군요...
  • Ladenijoa 2008/10/06 13:51 #

    거의 통일되었군요 그 번역이..-_-;;
  • 다스베이더 2008/10/06 14:14 # 답글

    사실 저도 Corn하면 옥수수밖에 떠오르지가 않는군요[..]
  • Ladenijoa 2008/10/06 20:12 #

    사실 저도 마찬가지이긴 합니다.(...)
    일반적인 미국식 영어 사용할 땐 옥수수 떠올리는 게 정상이기도 하죠.

    다만 영국에서 영어를 사용하거나 학술서적에서 영어 번역할 땐 유의해야겠죠.
  • FELIX 2008/10/06 15:14 # 답글

    ㅋㅋㅋㅋㅋ.
    생각해 보니 corn 하면 옥수수긴 하군요. 헐헐.
  • Ladenijoa 2008/10/06 20:13 #

    아무래도 그렇게 고정관념이 박혀버렸습니다(먼산)
  • 정호찬 2008/10/06 18:38 # 답글

    콘이 왜 옥수수지? 아이스크림인데.
  • Ladenijoa 2008/10/06 20:14 #

    사실 콘은 옥수수로 만든 겁니다?
  • JellyBean 2008/10/06 19:16 # 답글

    걸리버 여행기 완역본에서
    거인나라 여행 부분에 시녀의 발바닥에서 티눈을 제거했다는 부분을
    옥수수를 떼어냈다고 번역한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속을 파 은도금 해서 컵으로 썼다 블라블라블라~이러는데
    어린마음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더니 corn에는 티눈이란 뜻도 있다는걸 찾았습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은 cone아닌가요?원추형이라는 뜻의...
  • Ladenijoa 2008/10/06 20:15 #

    걸리버 여행기에는 그런 번역도 있었습니까? orz 걸리버 여행기의 완역본은 좀 구판으로 어릴 적에 한 번 읽은 게 전부라 기억이 거의 없네요.

    사실 문제는 영국 영어의 corn, 미국 영어의 corn이 내포하는 의미의 차이죠. 그리고 우리나라 서적은 영국 서적도 미국 영어 기준으로 번역하니..;;
  • 긁적 2008/10/06 19:30 # 답글

    헉.; 상식이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Ladenijoa 2008/10/06 20:13 #

    아뇨, 저는 그냥 호프님 포스팅 보고 생각나서 올렸을 뿐입니다^^
  • 다이몬 2008/10/07 00:57 # 답글

    영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써 말하는데, corn은 분명 곡물일반을 나타내거나 옥수수만을 나타내기도 하죠. 주로 영국쪽에서corn이 곡물을 나타냅니다. 한예로서,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에 나오는 corn은 곡물을 뜻합니다.
  • 구름신선 2008/10/07 09:39 #

    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말하는데...

    '로서'는 자격을 나타내고, '로써'는 방법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다음에는 '로서'와 '로써'를 구별해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 Ladenijoa 2008/10/07 10:50 #

    다이몬 / 제가 포스팅으로 말하는 게 그거죠^^
  • 三天포 2008/10/07 01:08 # 답글

    일본에서 건너온 번역의 폐해라고 생각합니다만
    비단 corn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겠죠
  • Ladenijoa 2008/10/07 10:51 #

    저는 일본식 번역의 폐해보다는 지나친 미국 중심의 영어와 번역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이것도 일본의 영향이긴 하군요.
  • monsa 2008/10/07 12:47 # 답글

    아나톨리아가 밀 산지인것만 알고 있었어도, corn 의 사용법과는 다르게 교정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지요. 번역자의 교양부족도 문제지만, 출판사의 교정시스템의 문제기도 합니다.
  • Ladenijoa 2008/10/07 14:07 #

    교정이 진짜 안 되기도 합니다. 교정에 인색한 건지...
  • 드로이드 2008/10/07 14:05 # 답글

    ......
    가끔 "이 시대, 이 지방에 옥수수?!"라며 읽던 책이 몇권 있었는데.
  • Ladenijoa 2008/10/07 14:07 #

    다 똑같은 번역 실수죠-ㅅ-
  • 지랄한다 2008/10/07 20:33 # 삭제 답글

    번역에서 안다는 사람들이 직접 번역하는건 못봤다. 뒤에서 씹어대기만 할뿐이지.
  • Ladenijoa 2008/10/07 20:36 #

    글세요, 씹어대는 건 맞긴 한데 번역서 돈주고 사서 읽는 사람으로선 당연한 요구 아니던가요? 돈주고 사는데 제대로 된 상품을 사서 읽을 권리도 있어야죠
  • Amber 2008/10/07 22:50 #

    이렇게 빈정대는놈치고 로그인 못봤다.
  • 날아라슝 2008/11/11 07:35 # 삭제 답글

    옥수수의 원산지가 멕시코라는건 여기저기서 주워 들었지만
    울나라에는 임진란이후에 또는 임진란 와중에 들어왔을가요?
    고추,고구마에서 옥수수까지.....
    참 전쟁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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