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코난 극장판 12기 - 풀 스코어 오브 피어 (Full Score of Fear, 전율의 악보) Movie

코난 극장판에서 처음 좌절을 맛본 건 8기였고, 뒤이어 10기와 11기의 연타석 크리가 터지면서 코난 극장판이 나올 때 즈음이면 늘 그렇듯이 기대를 하면서도 동시에 불안감을 갖게 되었다. 특히 지난 11기는 떡밥을 난무해놓고도 제대로 회수조차 못하고 어거지식 설정에만 급급하다 말아먹었기에 그 다음인 12기가 어떻게 될 지는 솔직히 의문이었다. 코난 팬으로서 물론 기대야 하고 있었지만...

명탐정 코난 극장판 12기 
풀 스코어 오브 피어(Full Score of Fear, 전율의 악보)

이거, 기대 이상이야!!


☆★☆★☆ 승리의 하이바라 승리의 하이바라 ★☆★☆★
오프닝 멘트의 바톤을 터치받은 여사님

언제나 늘 똑같던 오프닝도 변화를 주었다. 기존의 오프닝들이 늘 똑같이 신이치가 코난이 된 후 모리 탐정 집에 살게 된 과정과 아가사 박사의 발명품, 그리고 코난의 정체를 아는 사람들 소개로 나아간 반면, 12기의 오프닝은 가장 기본적인 신이치가 코난이 되어 모리 탐정네에 가게 된 것만 유지되었고 발명품 및 주변인물들 소개가 대부분 생략되었다.

대신 하이바라 아이의 캐릭터 소개가 더 길어지고 오프닝 멘트의 후반부는 아예 하이바라가 담당했다. 작은 변화긴 하지만 1기 이래 늘 천편일률적이던 구성에 변화를 주었고, 당장 극장판에는 나오지도 않는 인물들 소개의 생략 등등은 매우 적절한 구성이었다.
혹자는 단순히 하이바라 아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하고 신이치-시호 커플 지지자니까 오프닝 구성을 높게 평가하는 거 아니냐고 하던데 그건 명백히 "오해"입니다.


극장판 오리지널 캐릭터 야키바 레이코

처음에는 무언가 인상 나쁘고 자기중심적, 독단적인 사건 관련 인물 중 A...정도로 생각했지만.

코난 극장판에 등장하는 오리지널 캐릭터 중에 이렇게 큰 의미와 비중을 점하고 있는 캐릭터가 존재할까? 1기는 사실상 오리지널 캐릭터 자체가 범인 말고는 없었고 2기와 3기, 6기는 캐릭터가 범람했으며 4기와 5기, 7기, 8기, 9기는 메인 캐릭터가 중심이 되어 돌아갔다. 10기는 캐릭터 구성 자체가 대실패였고 11기도 캐릭터 특성 없는 건 마찬가지.

그러나 코난 극장판 12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단독적으로 비중있게 출연하며 큰 의미를 가진 야키바 레이코라는 캐릭터를 보면 코난 극장판이 8기부터 상실한 극장판으로서의 의미를 빠르게 되찾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엔딩컷까지 등장하던 극장판 오리지널 캐릭터가 여태까지 있던가? 캐릭터 성격이 나중에 좀 급작스레 바뀐다는 지적도 있지만 사실 그 성격 자체가 원래의 성격이고 초중반부의 모습은 하나의 가면에 불과하니까 문제는 아니지 싶다.



야키바 레이코의 공연 장면

풀 스코어 오브 피어의 절정을 만들어내는 명장면의 시작

어쨌든 야키바 레이코는 극장판 오리지널 캐릭터로서 사건 전체에 있어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며, 극장판 최초로 코난과 동등한 입장에서 그와 협력하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되었다. 위 이미지의 야키바 레이코의 공연 난입은 사건 해결을 위한 적극적 개입으로서 캐릭터의 비중을 크게 높였을 뿐더러, 12기의 메인테마인 음악, 그리고 클래식 공연에 있어서도 완성도를 크게 높이는 명장면이었다. 사건과 공연이 겹치는 바람에 공연에 대한 집중은 낮아졌지만, 사건의 절정 과정을 함께 해 준 상당히 괜찮았던 공연이었다.


사건의 단서는 이렇게 제공하는 거다.

그와 별개로 이제 줌인 기능에 적외선추적 기능까지 부여된 안경(...)

지난 11기 최대의 문제점 중 하나는 단서를 대놓고 마구잡이로 쏟아붓고는 제대로 회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12기는 단서를 풀긴 풀되, 단서인지 여부조차 모르는 게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솔직히 위 이미지만 해도 처음 볼 때는 단서인지조차 몰랐는데 나중에 가서야 단서임을 알았다. 그것도 엄청나게 중요한 단서이라는 사실을...

그래도 추리 자체는 쉬웠다. 범인이 누구인지도 조금 보다 보면 대략 감이 잡히고... 절대음감이라는 주요 소재 중 하나와 사건의 연결고리를 끼워 맞추다 보면 사건의 전모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때문에 추리로서의 난이도는 상당히 쉬운 편이었고 이것이 코난 극장판 12기의 유일한 약점이라 본다. 뭐, 그래도 아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 10기, 11기보다야 훨씬 낫지만...



최대의 핀치에서 최대의 활약을 한 하이바라 아이
어떤 아이템도, 등장과 존재에는 이유가 있다는 걸 증명해준 극장판

단서뿐만 아니라 풀 스코어 오브 피어는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소품이나 말 한 마디,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가볍게 볼 수 없다. 지금까지 극장판들이 워낙 떡밥을 많이 뿌려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의미가 있는지조차 의문이었던 사례가 수두룩했는데 12기는 그 모든 것들에 커다란 의미가 있다. 예전, 극장판 4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오히려 그 완성도나 활용도는 12기가 더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배려는 오해와 피를 부르고 말았으니...

상당히 훌륭하고 깔끔했던 마무리

사실 극장판에서는 12기에서 처음 사용되는 마무리 방식이다. 역대 극장판에서는 범인들이 마지막까지 장렬하게 저항하다 체포되는 식으로 끝나는 반면, 12기에서는 그동안 TV시리즈나 만화책 연재분에서도 가끔 사용하던 방식으로 마무리를 지었는데 상당히 괜찮았다. 사실 이러한 배려, 오해, 용서로 이어지는 구조는 너무 고리타분해서 자주 쓰기도 힘들고 쓴다 해도 그다지 좋게 평가받기 힘든데, 그동안 극장판들의 결말이 워낙 천편일률적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참신했다. 그리고 뻘소리 전문가인 스즈키 소노코가 간만에 한 명언까지. 

하지만 무엇보다 음악을 메인테마로 맞춘 12기에서도 특히 메인곡이라 할 수 있는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하고도 상당히 잘 어울렸다.

지금껏 코난 극장판들은 메인테마로 주로 공간적 배경과 결합시킨 재난에 맞추었다. 1기 및 5기는 마천루 화재 및 붕괴, 2기 및 9기는 해양 조난, 3기는 고성, 4기 및 10기는 테마놀이공원, 6기는 가상현실 공간에서의 고립, 7기의 일본 역사, 8기는 항공기 추락, 11기는 고립된 섬에서의 탈출.... 그러나 솔직히 4, 5, 6기 빼면 테마는 단순한 배경에만 머물고 작품의 완성도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12기는 메인테마 및 배경으로 음악을 삼으면서 이를 크게 활용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크게 높이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재난물적 성격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재난이 역으로 배경이 되었고 중심은 여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에 있었다.


테이탄 소학교 1학년 B반 합창반
첫째 줄 가운데 계신 분때문에 입상은 절대 불가능할 듯

참고로 소년탐정단 의외의 캐릭터들도 한두 번씩은 늘 나오는 동급생들이다. 다른 동급생들 나오는 에피소드 자체가 매우 적은데 그거 뒤져가며 맞춘 거 자체가 용자.

음악...이라 하니 가벼운 에피소드로 테이탄 소학교의 교가가 처음 등장했다는 가벼운 재미도 있다. 이 에피소드에서 야키바 레이코가 합창반원들에게 각각 하나하나씩 지도를 해주는 부분이 나오는 데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이렇게 정성들인 걸 보면 참으로 대단한 완성도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여기서 살짝 테이탄 소학교 교가 가사 전문을 올려본다.(이런 작은 에피소드 하나를 위해 노래 하나를 작곡, 작사했다. 진짜 대단하다.)


초록의 언덕에서~~
멀고먼 숲 속에서~~
노래하는 미소로 눈부신 태양
마음 속에 새기자~~
미래를 잡아라~~
테이탄~~ 테이탄~~ 테이탄 소학교~~
테이탄~~ 테이탄~~ 테이탄 소학교~~


소학교 교가로서 적절한 평범한 교가


마무리 컷은 역시나 신이치-란 모드

이건 좀 아니다. 란은 비중 자체가 매우 낮았는데...

사실 12기 풀 스코어 오브 피어는 역시나 신이치-란 러브러브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그 부분이 매우 적었고 때문에 작품의 완성도가 매우 높았다.(메인주제 자체를 그걸로 잡으면 괜찮지만[EX : 4기 눈동자 속의 암살자] 다른 주제가 있는데 억지로 러브러브를 넣으면 막장이 된다.) 그러나 결국 이렇게 뒤통수를 치고 말았다. 어느정도 용인 가능한 수준이긴 하지만 란은 좀 빼줘도 되지 않을까나...

풀 스코어 오브 피어의 메인테마곡은 ZARD의 [날개를 펼쳐]. ZARD(사카이 이즈미)는 아이우치 리나, 쿠라기 마이와 함께 오랜 기간 명탐정 코난의 주요 노래들을 불렀고 이 노래들은 코난의 역사와 함께 기록되고 있으나 불의의 사고로 작년 세상을 떠나셨다. 이 자리를 빌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날개를 펼쳐는 고인의 미공개곡. 사카이 이즈미 사후, 명탐정 코난은 고인을 떠나보내며 21기 오프닝으로 고인의 미완성곡 글로리어스 마인드를 선택했고 이번 극장판 메인 테마로 역시 고인의 곡을 사용했다.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을 뿐더러 곡 자체가 풀 스코어 오브 피어에 매우 어울린다.

극장판 12기 풀 스코어 오브 피어에 나는 가차없이 ★★★★★를 준다. 물론 별 다섯 개가 만점이다. 과거 코난 극장판의 황금기였던 4, 5, 6기를 뛰어넘은, 지금까지의 부진을 어김없이 떨쳐낸 역작이다. 코난 극장판의 부활에 코난의 팬으로서 매우 기쁘며 감격할 뿐이다. 지난 4월 일본 극장가 대결전에서 2위 크레용 신짱에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압승을 거둔 건 다 이유가 있었다.



p.s : 다 좋은데 이건...



게다가, 그를 믿고 있었으니까요.
 
파트너로서 말이죠



캬오오오옿!! 하이바라가 코난 좋아한다는 건 이미 만화책 및 TV시리즈에서 확인되는 건데 극장판에서 파트너로서 신뢰한다니 어쩐다니 하면 대체 뭐하자는 건가혀!!!!!!!!!!!!!!!


p.s 2 : 쿠도넷에 영상을 올려주시고 자막을 제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꾸벅. (쿠도넷 가입만 하고 활동은 안 하는 유령임)

덧글

  • NovaStorm 2008/10/12 15:58 # 답글

    .. 홈페이지 날아간 이래로 오랜만에 듣는군요.. 쿠도넷 ~_~;;

    어쨌든 클박 이용해 주셔서 감사..(쿨럭)
  • Ladenijoa 2008/10/12 17:26 #

    헉 쿠도넷 클박 운영자이신가요?
    덕분에 늘 코난 영상은 신속하고 편리하게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굽신굽신
  • 輝明 2008/10/12 16:34 # 답글

    하이바라 여사는 츤데레라 어쩔수 없는거임.
  • Ladenijoa 2008/10/12 17:27 #

    그래도 잘 나가다 저렇게 되면 안습하잖3
  • 이네스 2008/10/12 16:50 # 삭제 답글

    씁. 극장판 장난하나.. 어째서 하이바라가 저런말을!!!

    저것들이 낚시신공을 익혔나..
  • Ladenijoa 2008/10/12 17:28 #

    하이바라의 저 말에 충격먹은 코난-하이바라 지지자 1人
  • 로리 2008/10/13 13:03 # 답글

    더군다나 극장판의 주역이었던 레이코 여사는 쿠와시마 호우코 T.T 이번 극장판은 정말로 괜찮더군요. 그나저나 극장판만 1쿨이 만들어진 현실에도 아직도 초등학교 1학년을 못 벗어난 신이치와 그 친구들에 묵념을... T.T
  • Ladenijoa 2008/10/13 19:47 #

    호옿 성우가 쿠와시마 호우코. 전혀 몰랐습니다-_-;;

    뭐 코난과 그 친구들은 실제 시간을 반영했다면 이미 대학생이죠(...-_-) 란은 아줌마가 되어 있어야 하고(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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