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옌데는 왜 실패했는가? History

1973년 9월 11일, 칠레 군부에 의해 일어난 쿠데타로, 세계 최초로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선출된 사회주의 정권인 아옌데 정권이 붕괴됩니다. 직접 소총을 들고 끝까지 싸운 아옌데의 결연한 의지에, 칠레 사회주의 정권에 대한 미국의 방해 등으로 아옌데는 세계의 좌파로부터 영웅으로 대우받고, 칠레 사회주의 정권은 외세 및 군부에 의해 좌절되었다고 평가받습니다.

그런데 아옌데 정권은 정말 외세(미국) 및 군부때문에 무너졌던 걸까요?

좌파에서는 살바도르 아옌데의 칠레 사회주의 정권 붕괴 원인으로 미국의 구리비축분 방출로 인한 칠레 국고의 타격, 칠레 내부의 친미 보수우파 세력의 저항, 그리고 결정적으로 CIA가 개입한 군사쿠데타 등을 꼽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것들은 아옌데의 사회주의 정권에 상당한 타격을 주었죠.

하지만 중남미에서 가장 견실한 국가로 손꼽히던 칠레가 저렇게 쉽게 미국의 공작을 허용한 데에는 아옌데 정권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좌파에서는 일방적으로 미국 책임론을 떠벌렸고 저도 예전까진 그런 줄 알았습니다만 진실은 꽤나 다르더군요.

1. 경제 및 통화 정책의 실패
살바도르 아옌데 본인부터 사회주의자였고 정권 역시 사회주의의 성향을 띄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경제적 성장보다는 부의 재분배를 추구하고 있었으며 주요 기업체의 국유화를 꾀하였습니다. 뭐, 그럴 수도 있죠. 부의 재분재라던가 기업 국유화는 수정 자본주의하에서도 많이 하는 짓이니 이것 자체를 실책이라 부를 수는 없죠.

문제는 그 과정입니다. 아옌데 정권은 우선적으로 실업자 구제를 위해 공장 가동률을 크게 높이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대폭 인상했습니다. 공장 가동률이 향상되면서 실업자 상당수가 구제되었고 노동자들의 가시적인 임금 상승 효과도 매우 컸습니다. 근시안적으로 보자면 말이죠.(...)

예,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겁니다.(...) 노동자가 늘어나고 임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자연스레 이들에게 지급되야 할 화폐도 늘어났고 칠레 중앙은행도 열심히 화폐를 찍어냈습니다. 초기에 가시적으로 보이던 경제적 성과는 순식간에 경제적 재앙으로 닥쳐오고 있었습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칠레 전역을 강타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71년 칠레 중부지방의 지진은 주요 생필품 공급량을 크게 감소시켜 인플레이션을 악화시켰습니다.

2. 무리한 국유화
아옌데 정권은 사실 대선에서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해, 기존 중도우익 세력과 협상을 통해 탄생했습니다. 때문에 독단적으로 압류에 기반한 국유화를 하기는 어려웠고, 중도우익 세력의 요구를 받아들여 유상몰수 형식의 국유화를 통해 전국의 주요 대기업들과 중소기업, 은행 등을 대부분 국유화합니다.

문제는, 역시 이 과정에서 너무 많은 화폐가 남발되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킨 데다, 국유화한 사업장을 책임지는 인사들이 이른바 낙하산, 아옌데와 이념을 같이 하는 사회주의권 인사들이었습니다. 기업 경영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들어앉으면서 사장 노릇을 하니 제대로 돌아갈 리가 만무하죠.

더군다나 아옌데 정권 성립 및 이후의 국유화 과정에서 기업주들뿐만 아니라 중간관리직 및 기술자들도 대거 탈출해서, 실제 기업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칠레 최대의 돈줄인 구리광산들은 기술자들이 대거 탈출하면서 생산 효율성이 매우 나빠졌습니다. 아옌데 정권 시기 칠레 구리산업이 타격을 입은 이유로 기존 좌파에서는 미국의 구리비축분 방출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만 그 전에 근본적인 원인은 칠레의 자체적인 구리 생산력이 대폭 감소했다는 데 있습니다.

3. 지지세력 통제의 실패
아울러 아옌데 정권 시기의 칠레는 대혼란의 시기였습니다. 사회주의 세력은 분열했고, 각 세력들은 너도나도 앞다투어 무장조직(...)을 만들어 경쟁세력 및 우파와의 대결을 염두에 두웠으며 실제 무력충돌이 빈발했습니다. 아울러 이들은 아옌데 정권이 국유화한 기업들을 자기들이 차지하려고 치열한 다툼을 벌였으며, 국유화 대상도 아닌 중소규모의 농지들을 제멋대로 차지하기도 했습니다-_-;; 이 과정에서 벌어진 사회주의 세력간의 무력충돌로 인한 인명피해는 거의 내전급이었죠.(...)

심지어 이들 중 극좌세력은 전 정권에서 부통령을 지낸 고위 정치인을 암살(-_-;;)하고, 경찰이 이 범인들을 사형시키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경찰들을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세력은 아예 대놓고 무기를 들여오고 게릴라 캠프를 건설하기도 했죠.(머엉)

4. 1~3에 의한 사회혼란
사회혼란이 지속되면서 아옌데 정권의 지지층 중 일부가 이탈했고, 중도세력은 일제히 등을 돌려 버렸습니다. 곳곳에서 중상류층 지식인들의 항의시위와 집회가 잇달았고, 화물기사 및 상점 주인들의 총파업이 심심찮게 일어났으며, 인플레이션으로 고생하고 있는 주부들이 대거 거리로 나와 냄비를 두들기며 시위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총파업은 아옌데 정권 붕괴 직전에 절정에 달해, 화물기사, 예술가, 교직원, 상점의 점주, 광부 등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아옌데의 사회주의 실험은 이미 실패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의 결과가 1973년 9월의 쿠데타였습니다. 살바도르 아옌데는 의지는 좋았으나 나라를 통치할 능력은 부족했던 겁니다. 물론 아옌데 본인은 사회주의자이자 민주주의자로서 직접 소총을 들고 대통령궁에서 저항하다 사살당해, 무수히 많은 쿠데타의 역사 중에서 직접 싸우다 죽은 민주정부의 수반이라는 명예로운 최후를 맞긴 합니다만 그것이 그의 사회주의 실험 실패라는 과실을 가려줄 순 없죠.

더군다나 사회주의 실험 실패의 결과가, 피노체트라는, 29만원 저리가는 수준의 막장 군부독재자정권의 등장이었다는 점에서 아옌데의 책임은 무겁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덧글

  • Hadrianius 2008/11/03 12:26 # 답글

    저쪽으로는 지식은 있지만 좀 짧은 저는
    아옌데가 경제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악력이 너무 없었죠. 특히나 남미에서는 저게 치명적이므로 -_-
  • Ladenijoa 2008/11/03 14:21 #

    예 아옌데가 인문 및 의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보니 경제에 대해선 말 그대로 사회주의 개념밖에 모른게 컸습니다.;;
  • 곤충 2008/11/03 12:40 # 삭제 답글

    꿈은 대붕인데, 사람의 능력 못 미쳤군요.
    아무리 옳은 일이라도 사람들 배가 불러야 불만이 없으니...
  • Ladenijoa 2008/11/03 14:21 #

    뭐든지 현실을 직시해야죠. 이상을 이루기는 매우 어려우니 말입니다.
  • 단순한생각 2008/11/03 12:40 # 삭제 답글

    역시 메이저 블로거 라뎅도라.
  • Ladenijoa 2008/11/03 14:21 #

    여기서 왜 그 말이 나오냐능. 그리고 메이저 아님 ㄳ
  • organizer 2008/11/03 12:54 # 답글

    역사란.... 씁쓸하군요... ;; <--- 진실(?)은 여러 겹으로 포장되어 있으니 ...
  • Ladenijoa 2008/11/03 14:22 #

    이용하는 쪽에서 일부 사실만 차용해서 포장할 수 있는게 역사죠. 그래서 잘 살펴야 합니다.
  • 슈타인호프 2008/11/03 13:06 # 답글

    아옌데 실패의 원인이야, 하다 못해 79년대에 나온 책인 리더스 다이제스트 "20세기 대사건들"에서도 명백하게 적고 있는 걸요.

    <보수적 관점에서 본다면 아옌데는 그 자신의 정책들로 칠레를 경제적 파탄의 직전까지 몰고감으로써 쿠데타를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좌파의 입장에서 보는 사람들은 아옌데가 몰락한 부분적인 이유로 칠레에 대한 미국의 경제적 제재 및 전복활동, 그리고 "칠레의 중산층이 아옌데의 주장을 지지할 것이며 강력한 엘리트 그룹도 그들의 부의 재분배를 허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아옌데의 그릇된 가설을 들고 있다.>
  • Ladenijoa 2008/11/03 14:23 #

    1979년임에도 확실한 정답을 적고 있네요. 아옌데 실패는 역시 당시로서도 많은 관심이 갖던 사례다 보니 그런가...
  • dunkbear 2008/11/03 22:56 #

    저도 그 책 가지고 있는데... 아옌데 부분을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
  • 슈타인호프 2008/11/03 13:08 # 답글

    그런데 아옌데가 국유화 보상금을 다 지급했었나? 미국계 광산회사들이 지분 49% 가지고 있던 거(51%는 전정권이 대가 지불하고 매입) 그냥 몰수하지 않았었어요?
  • Ladenijoa 2008/11/03 14:24 #

    구리광산은 몰수했는데, 국내 기업 및 자본들은 유상몰수했죠. 본문에 나온 국유화 보상금도 국내 기업 한정입니다^^
  • 레인 2008/11/03 13:11 # 답글

    역시 메이저 블로거 라뎅도라.(2)
  • Ladenijoa 2008/11/03 14:24 #

    그건 오해십니다 데굴데굴
  • rumic71 2008/11/03 13:22 # 답글

    노통이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 한 게 결과적으로는 다행이었군요.
  • Ladenijoa 2008/11/03 14:24 #

    그래도 한국은 최소한 노사모와 참평이 총기를 들고 서로 세력다툼은 안 하죠-_-;;;
  • organizer 2008/11/03 15:47 #

    총기 소유가 불법이라서 그렇습니다...^^ ;;
  • 나아가는자 2008/11/03 13:55 # 답글

    아옌데에 대한 긍정적인 서술을 익숙하게 받아들일 때 마다, (명예로운 최후에 대한 경의를 표하면서도) 과연 스스로의 과실없이 외부의 자본주의세력과 미국의 압력만으로 무너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글을 보니 그런 의문이 많이 해소되는 군요.
    + 민주주의 선거로 선출된 좌파정부가 쿠데타로 무너진 최초의 예는 스페인 내전으로 붕괴한 인민전선으로 알고 있었는데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
    + 쿠데타에 저항하는 아옌데의 라디오 방송을 듣던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네요.
  • rumic71 2008/11/03 13:56 #

    스페인 내전은 쿠데타와는 좀 다르지 않나요?
  • 나아가는자 2008/11/03 14:04 #

    조직화된 무력(군사력)으로 합법적인 정부를 무너뜨린 면에서 쿠데타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 眞明行 2008/11/03 14:06 #

    이 양반. 아옌데측의 역쿠데타 공작의 내막이나 알면서 이런 말을 하시는 걸까. 한총련식 커리의 한계라는게 뭐 이렇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나아가는자 2008/11/03 14:27 #

    진명행// 아옌데의 역쿠데타 공작의 내막 같은건 들은 적도 없어서 모릅니다. (모르는건 솔직히 모른다고 해야죠.) 그런데 제게 '한총련식 커리의 한계' 라고 말씀하시면 대략 난감합니다. 전 한총련과 어떤 관련도 맺은 적이 없고, 아옌데에 대한 서술은 몇몇 책에서 지나가면서 언급한 부분을 기억하고 있는게 전부입니다. 저를 갑자기 한총련의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니 드릴 말씀이 없군요.
  • Ladenijoa 2008/11/03 14:34 #

    나아가는자 / 저는 스페인 내전은 좀 특이사례로 봅니다. 물론 쿠데타가 맞기는 합니다만 일단 외세가 직접적으로 전격 개입한 데다 이는 정부군도 마찬가지였고 여러모로 단순 내전이나 쿠데타로 보기 어렵달까요

    아옌데 최후의 연설을 들을 때 즘에 아마 칠레 사람들은 절반은 쾌재를 부르고 절반은 눈물을 흘렸겠죠. 그 이후에는 피노체트의 막장 통치를 겪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하고;;

    진명행 / 어느 분을 대상으로 하는 말씀인지 모르겠군요. 제 블로그에서는 방문자간에 서로 존대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서로 알고있는 분도 아니라면 말입니다.

    아옌데측의 역쿠데타 공작이라기에도 뭐한게, 해당 쿠데타 계획은 아옌데가 통제할 수 없는 극좌세력의 주도한 거라 아옌데측이라 몰아붙이기도 힘들고(아옌데 본인도 몰랐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솔직히 역쿠데타라 하기에는 너무 허무맹랑한 수준이니까요.
  • 행인1 2008/11/03 23:38 #

    또다시 반공의 촛불 진명행님이 나서시려나 봅니다.-_-;;
  • 들꽃향기 2008/11/04 07:35 # 삭제

    진명행님// 그 역쿠데타 공작에 대한 훌륭하신 정보는 차치하고서라도, 면식도 없는 남을 한총련식 커리로 만드는 상상의 나래에는 경의를 표할수박에 없습니다.

    질문을 해도 빨갱이. 이거 어디 무서워서 살겠습니까?
  • joyce 2008/11/03 15:05 # 답글

    뭐 대법원과 의회도 군부가 나서 주기를 촉구할 정도였으니...
    그게 쿠데타를 정당화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73년의 칠레가 막장 국가였던 건 확실해 보입니다.

    피노체트가 악당인 건 맞죠. 아옌데도 성자는 아니었듯.
  • Ladenijoa 2008/11/03 20:27 #

    1973년의 칠레는 막장국가 맞죠. 진짜 막장입니다. 아옌데 자체는 막장이라 부르긴 힘들지만 국가를 다스릴 능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죠. 아옌데는 성자는 아니더라도 의도 자체는 좋았는데 능력이 너무...

    1973년 9월 11일 이후의 칠레도 그 이전의 칠레와 비슷한 레벨의 막장이 되는 건 칠레인들에게 참 슬픈 이야기. 좌익 무장세력을 일소하고 사회를 안정시켰다지만 대신 군인들이 아무잘못 없는 사람들을 마구 잡아가 쥐도새도 모르게 없애버리니-_-;;
  • 로리 2008/11/03 15:44 # 답글

    안옌데의 삶과 그 마지막에는 경의를 표합니다만... 저 정도로 막장이었을지는... 그래도 어쩌면 사회주의 실험으로써 좋은 예가 될 수도 있었다고 보는데.. 정치인으로써의 역량부족과 칠레의 막장 현실이 너무 아쉽군요....

    안옌데가 성자가 아니라고 해도 피노체트가 악당이란 점은 안 변하죠...
  • rumic71 2008/11/03 15:50 #

    사회주의란 게 원래 돈 많고 할일 없는 놈들의 심심풀이에서 시작했거든요. 뭐 모든 이념이란 게 그런 데에서 출발하지만.
  • Ladenijoa 2008/11/03 20:29 #

    아옌데를 진짜 좋게 평가할 수 있는 건, 쿠데타가 일어난 후의 대처입니다. 쿠데타 군의 망명제의를 거부하고 직접 총을 들고 저항하다 죽은 건, 민주주의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의, 불법적 쿠데타에 맞선 용기있는 행동이었습니다. 사회주의자라 그런건지 몰라도;;

    피노체트는 아마 냉전 시대 막장의 군부지도자 베스트5 안에 능히 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_-;;;
  • rumic71 2008/11/03 22:44 #

    아니 뭐 후지모리도 차빈데완타르 작전 때에는 직접 뛰어들었던 호방한 시절이 있었죠.
  • rumic71 2008/11/03 22:45 #

    전두환보다 랭킹이 몇단계 위일 겁니다. 피노체트는.
  • TSUNAMI 2008/11/03 16:20 # 삭제 답글

    어느 저작인지는 잊어버렸지만, 주은래가 아옌데의 지나친 속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적이 있다는 야사(???)도 본 기억이 있긴 합니다.


    그나저나 역시 극강 메이저 블로거 라뎅대공.(어?)
  • Ladenijoa 2008/11/03 20:29 #

    칠레의 개혁이 너무 빠르게 진행된 측면이 있죠. 그 부작용이 결국 사회의 혼란을 초래한 거고...

    그리고 전 메이저가 아닙니다 ㄷㄷㄷ
  • 을파소 2008/11/03 17:19 # 답글

    죽은 모습 때문에 잘 평가된 면도 있지 않겠습니까? 19세기 동아시아 모국의 왕비처럼요.
  • rumic71 2008/11/03 19:57 #

    껍데기 뿐이긴 해도 일단은 '제국'의 국모였죠.
  • Ladenijoa 2008/11/03 20:30 #

    최소한 떳떳하게 싸우다 죽었으니 명성황후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ㅅ-
  • 계원필경 2008/11/03 19:17 # 답글

    아옌데 대통령이 암살당한 거 뒤에는 물론 CIA의 공작이 있었죠...(다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을 까는 건 아니고), 아옌데 대통령이 계속 이끈다 할지라도 쿠바(멀게는 소련, 중국)의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을련지는 의문이기도 하고요...(남미 정치를 되돌아 보면...)
  • Ladenijoa 2008/11/03 20:31 #

    미국과 CIA의 공작이 분명 존재했지만 공작을 안 했더라도 쿠데타는 일어났을 겁니다. 아엔데가 계속 이끄는 칠레... 상당한 막장이 되겠군요;;
  • Mr.리로이 2008/11/03 19:35 # 삭제 답글

    아옌데 경제망국론의 치명적인 약점은 경영인과 자본가의 사보타쥬를 과소평가하는 것에 있다.
    자료가 없으니 짧게 서술하자면,
    당시 칠레는 전세계 구리 생산량의 1/3을 차지했고 세수의 대부분을 차지해서, 구리광산의 국유화로 가능한 개혁이었죠. (잘 알려진 사회안전망 확대, 빈민층 지원 등등)
    그래서 이렇게 했습니다. 우선 미국은 보유한 구리를 모두 방출해서 국제가격을 절반 이상 떨어뜨렸죠.
    RAF(경영인 총연합회)는 각 사업장, 언론, 해외매체 등에서 반 아옌데 선전을 했고, 결정적으로 화물차주의 관변노조를 사주해서 파업을 일으켜 유통업과 경제를 완전히 멈추고 마비시켜버렸습니다. 남북으로 2000km의 길이에 철도가 발달하지 않은 나라에서 치명적이었죠. (이때의 파업자금은 다국적기업 네슬레가 지원했죠)
    마지막으로 보수적인 군부에서 쿠데타를 일으켜도 개입하지 않는다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쿠데타 이후에 국제사회의 안정적 공인과 진출을 도왔죠.
    이 원투쓰리 스텝은 니카라과, 과테말라, 부르키나파소, 세르비아에서 반복됩니다. 물론 베네수엘라는 이 패턴을 정확히 디펜스해서 버텼죠. 요즘 임요환의 벙커링이 안먹히는거랑 같은 이치랄까.
    1. 국제석유가를 낮추며 석유거래처를 끊고, 경제와 금융에 제재를 가하고, 2. 경총을 사주해서 석유파업을 유도하고, 베네수엘라 우파언론에게 막대한 CIA 정치자금을 전달하며 지원하고.
    3. 그리고, 2001년에는 군사쿠데타가 일어나 쿠데타군이 차베스를 체포하는 스텝을 밟았습니다.
    - 물론 1번에서는 '중남미. 제3세계 국가에 독자적 경제공동체를 구축하고, 석유와 관련된 기업은 민주적으로 노조가 선출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2번에서는 풀뿌리 지역언론과 대안언론을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3번에서는 운좋게 차베스가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흠. 진명행님처럼 똑똑한 분들이 베네수엘라 사례를 공부하셔서 다음에는 좀 더 정교한 시나리오로 사회주의 국가를 밟아버리시길 바랍니다.
    ---- 뭐,. 피노체트 이야기가 나와서 덧붙이자면, 미국이 피노체트를 얼마나 옹호했는지는 말 안해도 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역사상 존재했던 독재자, 비독재자를 구분하는 기준은 오직 그가 미국에 이익이 되느냐의 여부였으니까요.
    쿠웨이트 전쟁때문에 미국의 이익에 반하기 직전까지의 후세인은 독재자라고 규탄받지 못했는데,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이란과 대리전을 치르는 등 미국의 이익을 충실히 대변했기 때문이죠. 뭐 말해봤자 소용 없겠지만...
  • rumic71 2008/11/03 20:00 #

    독재자와 비독재자의 구분이 아닙니다. '살려둘 독재자'와 '처치할 독재자'의 구분이지요.
  • Ladenijoa 2008/11/03 20:34 #

    말씀하신 논리들은 아옌데 정권 붕괴에 대한 보수파 및 미국 책임론에만 근거하고 아옌데 정권의 실정을 무시하는 기존의 좌좌계열 주장과 동일합니다.

    구리 수출액의 감소는 미국의 구리비축분 방출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광산 국유화 조치에 따른 무능한 낙하산들 및 노동자들이 광산을 차지하게 해서 생산력을 크게 감소시킨 데서 찾아야 합니다.

    언론이 유통업과 경제를 마비시켰다고 하십니다만 그 이전에 아옌데 정권의 무모한 경제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이미 마비시켜 놓았습니다.

    미국이나 칠레 내 보수파의 책임을 아주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아옌데 정책의 실패가 가장 크다는 것이 이 포스팅의 요지입니다.
  • Mr.리로이 2008/11/03 21:01 # 삭제

    아옌데 이후에 유럽이든 중남미든간에 중도우파나 사민당이 집권하거나 지자체의 시장이 될 경우에 예산인플레가 안나도록 보수파가 집권해서 펼치는 정책보다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됩니다. 켄 리빙스턴이 특히 그랬구요. 그래서 소위 좌좌계열의 이론가들은 중도좌파나 사민당이 신자유주의에 굴복했다고 주장하죠. 뭐 제 요지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원인은 구리가격의 붕괴에 있다고 말하는거구요. 자주관리기업이 생산력을 떨어뜨린다는건 오래된 우파의 공포니까.. 단지 아옌데 정부 당시에는 노동자 자주관리도 아니었고, 정부의 인사변경과 국유화조치가 구리산업붕괴수준의 생산력 저하를 일으키는건 불가능하다는 점 정도는 지적하고 싶군요.
  • Ladenijoa 2008/11/03 21:05 #

    말씀하신 대로 아옌데 이후의 좌파정권들은 인플레이션에 매우 민감해지죠. 정작 요즘 베네수엘라의 차옹은 인플레이션에 신경이나 쓰는 지 의문입니다만-_-;;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원인 중 하나로 구리가격 붕괴가 들어갈 순 있지만 그거 하나로 모든 책임을 돌리긴 어렵다고 봅니다. 칠레라는 좁은 나라에서 노동자 처우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너무 고율의 임금인상을 단행하고, 또 여러 기업의 유상 국유화를 위해 너무 많은 화폐를 남발한 게 가장 큰 원인이라 봅니다. 노동자 처우 개선 및 생활력 보장은 좋은데 한번에 너무 올렸죠. 국유화도 차근차근 해야 할 것을 단번에 몰아붙여서 했고.

    아옌데 정부 당시의 국유화가 노동자 관리는 아니었지만 대신 낙하산이나 세력다툼에 골몰하던 좌파의 여러 세력들에 의해 많이 막장이 되었습니다. 이런 막장들을 지지세력이라고 갖고 있어야 했던 아옌데도 참 불쌍하죠-_-;;
  • Mr.리로이 2008/11/03 21:25 # 삭제

    차베스의 경우에는 02년까지는 인플레가 심했습니다만 02년 후반기부터 현재까지 사실상의 골디락스를 이뤘습니다. 고유가 때문이죠.
    3년동안의 아옌데시절의 경험이 오랫동안 연구되고, 분석되고, 크고 작은 규모로 재분석되면서 나타난 결정체가 현재의 베네수엘라라고 하더군요. 피노체트 쿠데타 이후로 중남미 전체를 도망다녔던 20만명의 지식인들이 그동안 놀고만 있었던건 아닌가봅니다.
    역시, 진명행님의 연구가 필요한 부분..
  • 소시민 2008/11/03 19:36 # 답글

    하지만 이런 국정의 난맥은 합법적인 민주선거로 심판되야겠죠.

    아무리 아옌데가 지지를 잃고 있다해도 피노체트와 이를 지원한 미국은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죠.
  • Ladenijoa 2008/11/03 20:36 #

    할 말이 뭐가 있겠습니까?

    실제 아옌데 정권에 대한 심판은 1971년 이후 몇 차례의 중소규모 선거를 통해 이뤄지고 있었고 그대로 갔으면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우파가 이겼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일부 하층민 및 사회주의 세력을 제외하면 아옌데와 인민연합에 대한 지지가 매우 많이 약화되었으니까요
  • 애독자 2008/11/03 20:15 # 삭제 답글

    아옌데의 최후는 유명한 것 같더군요. 그런데 이 아옌데도 의학전공......체 게바라도 의사 출신이라는 것 같던데 이리저리 알고보면 이상하게 혁명가나 사회주의자 중에 의학 관련자가 많은 것 같더군요. ......단순한 우연의 일치인가;;
  • Ladenijoa 2008/11/03 20:37 #

    아옌데의 마지막 라디오 연설과 그 장렬한 최후는 민주주의 역사에 기념할 만한 일이죠.

    의학을 전공하면서 하층민의 현실을 직접 보게 되는 것이 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의료서비스야 말로 중상류층과 하층의 차이를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 중 하나니까요. 더군다나 보통 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중상류층이다 보니 하층민의 의료현실을 보고 입는 쇼크도 클 테고...
  • 심재호 2008/11/03 20:59 # 삭제

    의학자에 관해 떠오른 것을 올립니다. 개인적으로 성산 장기려 박사님을 존경하지요. 김일성 정권이 존재해서는 안 될 정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나 다름없는 남한으로의 이동은 기막히게도 최덕신과 상반된 이야기를 만들어내더군요. 그리고, 그 공통점이 되는 거창의 역사도 기막히게 돌아가고요.
    [대한민국이 차악적으로 한반도의 유일국가라는 사실을 거창에서 볼 수 있었으니, OTL..]
  • rumic71 2008/11/03 22:46 #

    혁명가나 사회주의 지도자들은 반수 이상이 부르주아지 출신입니다.
  • 심재호 2008/11/03 21:33 # 삭제 답글

    참, 피노체트가 박정희를 닮으려고 온갖노력을 기울기로 했다는 점에서 한반도 양 세력은 세계 독재세력에게 정석이나 다름없는 지역이라는 것도.... [차우세스쿠는 김일성 닮아가기로 노력하다가 총탄세례를 부부가 같이 받는 이벤트 개최.]
  • Ladenijoa 2008/11/04 14:11 #

    닮으려면 좀 제대로 닮은 인간을 닮아야 하거늘...
  • 윙후사르 2008/11/03 22:36 # 삭제 답글

    흠... 망할 만하네요. 저게 미국이 반미적 지도자를 제거하려고 벌인 닮은 꼴 두케이스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의 쿠데타 시도는 제대로 실패하고, 또 하나인 칠레가 성공한 이유겠군요.
  • Ladenijoa 2008/11/04 14:12 #

    베네수엘라의 2002년 쿠데타는 여러모로 좀 많이 살펴봐야 할 듯 싶습니다.
    지금보다는 앞으로 몇 년 뒤에 말이죠....
  • dunkbear 2008/11/03 23:01 # 답글

    결국 미국 입장에서는 알아서 자멸할 정권을 괜히 손써서 지금까지 욕먹고 있는거군요.

    어떤 면에서는 미국 정부, 아옌데, 피노체트 모두 칠레에서는 실패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 Ladenijoa 2008/11/04 14:12 #

    예, 모두 다 실패한 셈이죠. 그 피는 결국 민중들이 보고.....
  • 들꽃향기 2008/11/04 03:47 # 삭제 답글

    사실 그 아옌데 정권을 뒤엎고 집권한 피노체트는 정권뿐 아니라 경제도 막장으로 이끌었으니....ㄷㄷ

    대략 칠레 민중이 불쌍할 따름입니다. ㄷㄷ
  • Ladenijoa 2008/11/04 14:12 #

    진짜 뭐가 되었던 불쌍한 건 민중뿐입니다. 칠레가 아니라 어디라도-ㅅ-
  • fatman 2008/11/04 21:52 # 삭제

    당시 동북아시아의 잘 나가는 호랑이 나라들과 비교하면 막장이지만, 옆의 진성 막장급 남미 국가들과 비교하면 굉장한 양호한 경제 수준을 보여준 나라가 칠레입니다. 예를 들면 1980년대 칠레의 평균 인플레이션율은 20%이지만, 아르헨티나는 350%, 브라질은 265%였지요.
  • 슈타인호프 2008/11/04 08:12 # 답글

    그런데.......칠레를 보면 참 신기한 게, "아옌데의 토지 개혁"으로 대토지 소유를 해체시켜 자영농을 육성했다는 것까지는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직영 포도밭 면적만 1천 에이커에 연 5백만병의 포도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이 "중간 규모"라면, 도대체 토지개혁 이전 "지주귀족"이 가지고 있던 농지의 면적은 어느 정도였다는 건지 감이 안 잡힌다는.
  • 일곱 혼돈 2008/11/04 10:20 #

    고대 라티푼디움 수준이었겠지요. 지금도 아마존 강 유역의 대농장주들이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에 제일 큰 걸림돌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환경운동가를 암살(!)한다던가......
  • Ladenijoa 2008/11/04 14:13 #

    그런 동네다 보니 아옌데식 급진적 개혁이 일부로나마 호응을 얻을 법 하죠 뭐(...)
    그 지주귀족들의 규모는 진짜 일반적인 상식을 초월할텐데 어떤 규모일지..;;
  • deokbusin 2008/11/04 12:14 # 답글

    1."망한 사람, 집안, 나라는 모두 망할 만한 일들을 해서 망한 거다"라던 맹자의 말이 생각납니다.

    2. 그런데 피토체트 치하의 칠레는 그래도 지갑사정에 있어선 이웃한 아르헨티나보다는 훨씬 나았다고 듣긴 했는데, 실제 사정은 어떨런지요?

    3. 그러고 보니 그 이웃나라 군사정부의 3대째 대통령은 인권 및 민주주의 탄압죄가 아니라 포클랜드에서 영국에게 패배해서 영토를 잃어먹은 죄로 감방생활을 했다더군요. 그 사람의 1970년대 경력을 보면 인권탄압에 관여했을 법한 의혹이 들 법도 한데 말입니다.
  • Ladenijoa 2008/11/04 14:15 #

    1.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지요.

    2. 피노체트하의 칠레가 경제적으론 좀 회복이 된게, 빠져나간 외국인 및 외국자본(주로 미국) 및 탈출한 상류층 자본이 대거 돌아오기도 했고, 이로 인해 구리광산 및 기업들 운영이 나름 회복되죠. 아르헨티나는 주로 광공업보단 1차산업 위주니...

    3. 그 아저씨는 그러나 다른 지도자들에 비하면 워낙 막장레벨이 낮은 아저씨죠 데굴데굴
  • 【天指花郞】 2008/11/04 15:21 # 답글

    중남미 독재 이야기는 이젠 들어봐도 그런가부다 할 뿐. -ㅁ-;;
  • Ladenijoa 2008/11/04 20:52 #

    퓌러박이 울고 갈 수준이니 말 다했잖소 햏햏
  • 원래그런놈 2008/11/04 18:56 # 답글

    제가 알기로는 오히려 경제위기라는 명목으로 쿠데타를 일으킨 피노체트 이후 자국 화폐는 개박살이 나고 300%이상 물가가 뛰는 인플레가 왔다고 하던데..... -_-a 물론 그 책에는 첼레자본들이 벌인 테러들도 나와있지요.... 우스운건 그 책이 아동대상의 역사만화라는 것 그것도 90년대 초반 당시 대형출판사에서 나왔던....

    그리고 그가 그토록 칠레에서 사랑을 받는것이 다만 그의 죽음이 극적이었기 때문이만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왜냐~ 당시 아옌데의 지지율이 50%를 넘고 이를 근거로 스스로 재신임 투표를 실시하려고 했고 재신임안이 통과되는 그날 쿠데타가 일어났지요.
  • Ladenijoa 2008/11/04 20:51 #

    아옌데의 당시 지지율이 과반을 넘었다는 근거가 없습니다. 9월 11일 재신임투표라도 했으면 모르지만 이 날 쿠데타가 벌어졌으니.. 그 이전 총선에서 인민연합의 획득 득표수가 40%대 초반임을 감안하면 50%를 넘긴다고 확정하기 힘듭니다. 요즘 칠레에서 아옌데가 사랑받는 이유야 피노체트가 워낙 막장이어서 그렇고-_-;;

    피노체트 시기도 초반기엔 경제가 아주 캐막장을 달렸는데 군부의 힘으로 억눌렀죠.-ㅅ-
  • 원래그런놈 2008/11/04 21:53 #

    하지만 40%초반도 재신임이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에 그 스스로 심판을 받겠다고 한 거 아닐까요? 그리고 아예 승산이 없으니 그날 쿠데타를 일으킨거고요.

    확실히 분명한 것은 아옌데 당시의 경제사태에는 분명 외부적인 요인과 당시 자본가들의 횡포가 훨씬 크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칠레가 오늘날의 한국이 아닌 이상 어떻게 총선에서 40%가 넘는 지지르 받습니까?
  • Ladenijoa 2008/11/04 22:27 #

    1. 본문 글은 바로 그러한 외부적 요인 및 자본가 횡포론에 대한 반론입니다. 다시 한 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미국의 구리비축분 방출 이전에 이미 칠레 자체의 구리생산력이 크게 감소해 있었고, 내부적으론 이미 아옌데 정권 초의 무분별한 화폐발행으로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집권 1년차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 아옌데의 1970년 대선 당시 득표율은 36,3%입니다. 2위와는 불과 39만표 차이였고 결선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협상으로 당선된 것 뿐입니다. 의외로 아옌데는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40% 초반대라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시는데, 1973년 3월 총선은 양파전이었습니다. 인민연합으로 불리는 집권 좌익연합과 반대하는 우익 민주연합의 대결이었고, 이 중 57%를 민주연합이 가져갔습니다. 사실상의 양파전에서 이 정도 차이가 나면 이미 아옌데에 대한 지지는 철회되었다고 볼 수 있죠.

    3. 재신임 투표에 대한 승산이 없었기에 군부가 쿠데타를 감행했기보단, 군부 자체의 권력야욕과 함께 좌파 내 급진 무장세력의 발호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자칫하다간 칠레 전역에 급좌 무장세력들이 난동부릴 수 있었고, 실제 9월 10일. 즉 투표(및 쿠데타) 하루 전에 이들에 의한 선제공격이 있었습니다.

    이것 말고도, 일부 무장조직이 9월 18일을 기해 보수 군인사들을 대거 암살하려는 역쿠데타 계획까지 있었습니다.(이건 군부정권이 주장한 건데, 일정 부분 사실이기도 합니다. 다만 군부가 발표한 아옌데 연루설 등은 가능성이 희박합니다만) 이런 상황에서 재신임 투표 하나로 정국이 수습되는 건 어려웠고, 군 또한 재신임에서 승산이 없다고 쿠데타를 감행한 건 아닙니다.

    4. 총선에서 40% 지지요? 양당제하에선 다 가능한 일이고, 3당이나 4당, 5당까지도 가능한 일입니다. 거기다 서로 정권을 잡으려는 정당 2~3개가 연합하면 40%가 아니라 50%도 어렵지 않습니다.

    칠레의 1970년 대선이나 1973년 총선 모두 좌익은 연합이었습니다. 당장 인민연합이란 포괄적 개념이기는 합니다만 실상은 좌익혁명운동, 사회당, 농민당, 민주당 좌파, 급진당, 인민통합행동운동 등 옩갖 좌익 정당들이 연합한 개념입니다. 아옌데는 절대 단일정당의 후보가 아닙니다. 정권 또한 연립정권이죠.
  • 원래그런놈 2008/11/05 10:32 #

    님이 말하는 단점들이 오히려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엔데의 정당성을 더 부과시킨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식적으로 양당제에서 지도자가 깽판을 벌여 40%의 지지율을 가지고 있다면 다른 쪽에서 나머지 지지율을 가지고 가서 투표에서 승리할 수 있는데 왜 굳이 쿠테다를 일으킵니까? 거기다 연합정권이라면 더더욱 위태로울텐데... 왜냐면 연합내 계파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협력할 이유가 전혀 없거든요. 그것도 좌파면 더더욱 말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좌파폭력세력이 준동해도 선거 이후에 정권교체를 하고 군부의 지지를 받아 강경하게 토벌을 해도 될 일 아닙니까? 왜 굳이 선거당일 쿠데타를 일으킵니까?

    제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결국 아엔데 당시의 칠레상황은 적어도 그 당시 사람에게는 아엔데의 무능이 아닌 미국과 그들과 연계한 칠레 자본가들의 책임이 더 크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기에 예초에 선거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거 아닙니까?
  • Ladenijoa 2008/11/05 15:54 #

    극좌 무익 세력의 발호와 함께 "군부 자체의 권력욕심"은 못보셨나 보군요. 재신임 투표 및 다른 투표에서 아옌데를 이긴다 해도 권력을 잡는 건 기독교 민주당, 국민당 등 우파 국민연합 소속 정당들이지 군부가 아니거든요. 님은 기존 우파 정치세력과 군부를 동일체로 보는, 혹은 군조직을 정치조직으로 보는 실수를 범하고 계십니다.

    우파 정당들이야 선거결과를 기다리고 집권하면 됩니다. 그런 다음 군부의 힘을 빌려 극좌세력 준동을 막을 수 있겠죠. 그런데 군부는? 군부는 그런다고 권력을 획득하는 건 아니거든요.

    더군다나 11일 재신임 투표에서 아옌데가 패배할 경우 극좌 무장조직의 선제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군부가 할 수 있는 건 선수치기 뿐이죠. 우파 국민연합이야 선거를 기다리고 정권을 넘겨받으면 된다지만 말입니다.
  • 원래그런놈 2008/11/05 18:34 #

    음 제가 님의 글에서 못 보고 지나간게 있군요. 하지만 역사에 가정이란 것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선거에 우파가 승리한다고 과연 좌파들이 봉기한다는 보장이 있을까요? (사실 이것도 우스운것이 피노체트 쿠데타 이후 그 많다던 좌익 세력들의 저항은 기록에서 찾아볼 수 없을까요? 이런 주장은 차라리 피노체트가 자신의 쿠데타에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억지로 갔다 붙인 이야기 아닌가요? 거기다 그 좌파폭도라는 사람의 수가 피노체트가 집권하고 학살한 사람의 수와 비슷한것도 재미있구요.)
    뭐 쿠데타의 일정 책임은 아엔데에게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정말로 부수적인 문제이고 어쩌면 피해자를 가해자로 바꾸는 짓이라 생각됩니다.
  • 슈타인호프 2008/11/05 00:18 # 답글

    1973년 당시 칠레군(26,000)과 경찰(25,000)의 규모에 비해 좌익 무장세력의 규모(30.000)는 절대 작지 않았습니다. 전차나 항공기 같은 중화기는 보유하지 못했을지언정 소화기를 보유한 숫자만 저만큼이라면, 국내 안정에 있어서는 확실히 위협적입니다. 더구나, 그 3만이 단일 지도자 아래 통합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도 아니라면 더욱 위협적일 수밖에 없지요.
  • 아리우스 2009/01/24 01:22 # 삭제 답글

    이런말하긴 뭐하지만 리플들을 보니깐 한쪽으로 치우친분들이 있군요
    역사란 객관적으로봐야지 정치적잣대를 들이대선안된다고봅니다
  • 기우 2009/05/24 01:21 # 삭제 답글

    Ladenijoa님이 말하시는 게 그런데로 정설이긴 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는 덧붙이고 싶습니다.

    1. 인플레이션 문제.
    맞습니다. 그렇게 한 게 엄청난 잘못입니다. 원래 인민연합의 계획은 누진세를 적용해서 부자들한테 세금을 많이 거둬 그 걸 해결하는 거였는데 아시다시피 소수파여서 실패했죠. 누진세 적용 시도야 있었습니다만...요는 임금을 왕창 늘려준 게 문제가 아니라 위에 있는 사람을 임금을 왕창 줄이지 못한 게 잘못. 그럴 돈도 군사력도 없었죠. ㅇ_ㅇa 칠레 지배층 대다수는 군대와 경찰의 힘으로 부자가 된 거지만요.

    거기다 아옌데 정권 때가 마침 그때까지 쌓여온 외채 상환시기였다는 골 때리는 문제도 있습니다. =_=

    2. 무리한 국유화.
    공업기업 쪽 이야기는 잘 모릅니다만. 농촌에서 농장 국유화는 제가 아는 바로는 좀 다릅니다. 그 쪽은 말씀하신 3: '지지세력' 통제 부분하고 관련이 있는데 각지에서 잇다르는 토지점거를 막는다는 뜻에서 점거된 토지를 토지개혁법으로 수용하거나 수용하겠다고 약속해서 토지점거자들을 물러나게 했죠. 물론 수용에는 돈이 들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의 원인이죠.

    3. '지지세력 통제'의 실패.
    역시 농촌 이야기입니다만. 그 때 '국유화 대상도 아닌 중소규모 농장을 제멋대로 차지'한 사람들 상당수는 극좌파 똘마니가 아니라 라티푼디움 소유주들한테 제멋대로 토지를 빼앗긴 원주민 소농들이었답니다. 라티푼디움이 칠레 경찰의 지원을 받아가며 '제멋대로' 빼앗아간 땅을 '제멋대로' 되찾은 거죠. 특히 토지점거가 심했던 카우틴 주에서 토지점거를 촉발한 사람은 70년 선거에서 아엔데와 맞붙은 알레싼드리 후보 지지자, 평생 우파 지지자인 원주민이었습니다. 아버지 때 빼앗긴 땅을...되찾으려 한 거죠. 아엔데가 집권하면 경찰력을 옛날처럼 지주 편에서 안 쓸 거라고 믿고요. 뭐 우파가 집권해도 내가 평생 우파 지지자였는데 설마 나한테 해코지 하겠어? 이렇게 생각도 했죠. 칠레의 사회갈등은 우파, 좌파만으로 나뉜 게 아니랍니다.

    4. 일부 극좌 세력이 게릴라 캠프를 건설했고 병력이 상당했으며 무기도 많았다...이 건 우파 쪽 선전이죠. 진명행 님은 쁠란 세따를 말하시는 데. 그건 칠레 극보수 일간지 엘 메르쿠리오 그 때 편집장도 "분명하지 않다"고 말한 거구요. 뭣보다...

    9.11 쿠데타 일어나기 전부터 아옌데는 무기단속법(좌파 및 '지지세력' 집단에서 무기단속법 제정하면 안 된다고 말렸는데도 아옌데 정권 시기에 제정했습니다) 시행을 명령해서 군부가 여기저기 샅샅이 뒤져 무기를 빼앗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문당해 죽은 사람도 많죠. 그 시점부터 아엔데 정부는 토지점거자를 경찰을 보내 처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선수 치려고 쿠데타 했다는 이야기는 좀 벙찌죠. 군대는 이미 적어도 8월부터 그 '좌파 게릴라'를 제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력충돌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죽은 사람은 이른바 '극좌파' 쪽이 훨씬 많습니다. 지주들이 돈도 많아서 무장력도 더 셌거든요. 님이 말하는 대다수 '극좌'는 총도 없어서 몽둥이로 무장했답니다. MIR 조직원들은 부잣집 도련님이 많아서 총을 갖곤 했지만요. 사실 이 MIR도 한창 토지점거가 벌어지던 때에 내려왔죠. 촛불집회 시작하고 나서야 나타난 좌파조직들처럼.


    그리고 '극좌파'란 이름을 붙이는 것 자체도 실례인 듯. 그 사람들 중 굉장히 많은 수는 그저 백인 중심주의 칠레 정부의 도움으로 곤살레스나 에드워드나 군터가 뺏어간 땅을 되찾으려 한 칼리케오나 치우아일랖이었을 뿐입니다. 그 중 상당수는 마르크스 같은 거 잘 모릅니다. 인민연합에서 니 들 왜 이러냐? 하고 막았을 때 원주민들이 이런 식으로 대답했다죠.

    '니들은 그냥 뺏어갔는데 왜 우린 허락을 받아야 하냐? 윙카(강도, 원주민이 아닌 사람)는 못 믿겠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건 죄가 아닙니다. 사람은 치우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자기가 치우쳤다는 걸 알고 되도록 그 게 덜 영향을 끼치게 애를 쓸수 있을 뿐. 정치적 잣대를 안 들이대어선 안 된다고 하지만 ㄱ도 보는 방향에 따라선 ㄴ이랍니다. ㄱ으로 보는 게 정치적인 건가요.ㄴ으로 보는 게 정치적인 건가요.

    쿠데타의 진정한 원인? 저도 미국 쪽 개입이 가장 큰 원인이라 보진 않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는 아무래도...

    칠레 보수층의 진정한 세력기반인 '라티푼디움 체제'를 아옌데 정권에서 너무 심하게
    건드려서 그렇다...고 brian loveman이나 gomez leyton 같은 사람은 주장했죠. 칠레의 '민주주의' 자체가 농촌의 희생을 바탕으로 유지되어 온 쭉정이였다고. 그래서 민주주의(democracy)가 아니라 형식적 민주주의(formal democracy)라고 했습니다. 칠레는 58년 전까지만 해도 선거부정이 일상이고 글자를 모르는 사람(농촌에 아주 많았습니다. 특히 스페인어를 잘 모르는 원주민 농민들...)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았으며 대지주들의 사유재산권이 어찌나 강력한지 농촌에 공용도로도 잘 못 내고 투표하러 어쩌다 지주 땅을 가로지르다간 총 맞는 나라였습니다.

    총선에서 40%지지는 ㅇ.ㅇ 인민연합 집권 전까지 칠레 역사(집권당에서 선거부정을 밥먹듯이 하고 유권자 비율이 국민의 1%~5% 선을 왔다갔다한 19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기간은 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걸 빼면 기간이 많이 줄어들긴 하네요)에서 거의 없는 일이죠. 에두아르도 프레이 정권이 그런 지지율을 기록한 적이 있으나 그 정권이 거의 유일합니다. 그나마 그 정권도 좌파가 집권하려는 걸 막으려고 우파에서 '차악'으로 기독교민주당을 밀어줘서 우파+중도 표 합이 그렇게 된 거라고 하지요. 그나마 프레이 정권도 토지개혁 찔끔 한 것만으로도 69년에 쿠데타로 넘어갈 뻔 했습니다(...). 70년 선거에서 기독교민주당의 토믹은 아엔데 만큼이나 과격한 선거공약을 내걸어서 우파에서 "토믹을 찍으나 아엔데를 찍으나 그 게 그 거다."하고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분명 이 토믹 파 기민당과 연합하지 못한 건 인민연합의 엄청난 과실이죠. 그럼 누진세도 때릴 가능성도 더 높아졌을 텐데.

    그리고 현재 칠레 상황. 피노체트가 한 가장 큰 '업적'은 토지귀족들한테 특권을 되돌려 준 거라고도 할 수 있고, 현재 칠레 정부는 감히 그 재산권을 건드리려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칠레 정부는 '극좌'하고는 별 상관 없는 '조상땅 내놔라'는 원주민들을 경찰(carabineros:탱크, 장갑차, 대포까지 쓰는 중무장한 '준군대'입니다. 단순한 경찰이 아니예요)로 억누르고 있습니다. 피노체트 때 도망갔던 원주민 지도자 중 몇 명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죠. 어차피 칠레 정부는 늘 독재였다면서요... 이런 것 때문에요. 대지주(지금은 다국적 임업회사-그 중 하나가 칠레판 조선일보인 엘 메르쿠리오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와 원주민의 갈등을 취재한 한 여기자는 자택감금되었습니다(멋진 언론자유). 몽둥이 들고 시위하던 농민을 쏴죽인 경찰은 아무 처벌도 안 받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얼굴을 밝힐 수 없는 증인', '내용을 밝힐 수 없는 증거'로 감금되어 있습니다. 원주민 농민은 아이들까지 두들겨 맞고 심문받고 있다고 하죠... 현재 미국과 UN이 이 상황을 인권탄압으로 고발했으나 칠레 언론은 이를 '이른바 인권탄압'으로 보도하며 상대적인 사항으로 깍아내리고 있어요.

    음. 개요를 짜고 글 쓰기가 귀찮아서 횡설수설했습니다 --a 여하튼 극좌 무장조직의 선제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는 걍 뻥이라는 건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8~9월 경에 이미 칠레 군대가 전국에 쫙 깔려서 고문, 폭행, 그나마 몇 개 없는 무기 압수를 하고 있었거든요...그 걸 작은 쿠데타, 예비 쿠데타라고도 합니다.

    *덧말: 여하튼 남의 나라 이야기는 '앗 이게 진실이었구나.'에서 그냥 끝나기에는 꽤 복잡한 게 많습니다. 하지만 그 걸 알기에는 국내에 자료(강석영 칠레사는 귀중한 자료이긴 하지만 백인 우월주의와 반공주의에 엄청 찌든 물건이죠. 원주민 관련 부분과 Plan Z에 대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거 보면 짜증. 한-칠레 FTA 기념작이니 이런 성향은 당연한 걸라나요.)도 적고, 기껏 손 대려면 영어 자료를 보게 되는데, 이쪽 영어로 된 자료들도 미국의 지정학 이해관계를 많이 많이 반영하고 있죠...뭐, 조금은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 명승 2009/08/25 14:19 # 삭제 답글

    미국의 방해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은 맞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그 이유는 Ladenijoa 님이 쓰신 이 글에 나타나 있습니다.
    바로 인플레로 인한 민심이반...
    그 인플레가 초래된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개입이라고 다들 인정하고 있고요.
    구리가격 조작과 함께 미국의 무역압박이 제정악화와 함께 상품가격 급등을 불러왔죠.
    칠레는 자원이 구리 이외엔 거의 없는...생필품 다수를 수입해 쓰는 나라니까요.

    결국...미국과 CIA의 공작, 그리고 다국적 기업의 이해관계가 얽혀 정권의 기반이 흔들리게 된 사태까지 가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죠.

    다만 아쉬운 점은...당시 좌파 세력 가운데 무장세력이 있었고 이들이 테러를 저질렀다 이런 점은 정확한 사료가...

    피노체트 정권에서 자국민들에게 피의 보복을 하면서 자신들의 학살을 정당화 시키기 위해서 역사적인 사건들도 조작한 것은 잘 알고 계시겠죠? 때문에 본문에 포함된 문제의 내용도 근거가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긴 합니다.
  • 명승 2009/08/25 14:25 # 삭제 답글

    실례가 안 된다면...Ladenijoa 님이 이글의 자료로 참고하신 것을 읽어 보고 싶습니다만...알려 주실 수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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