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가미 사건에 대한 일본 정계의 시각

지난 달, 어느 기업의 논문 공고에 논문을 제출하여 최우수상을 획득했다가 논문의 내용이 문제가 되어 전격 경질된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항공자위대 막료장 사건이 아직도 일본의 주요 이슈거리로 남아 있다.

다모가미 모시오 전 항공막료장은 이미 지난 4월, 오사카 지방법원이 자위대 이라크 활동에 대해 헌법 9조, 즉 평화헌법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라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는 사람이다. 이번 논문은 일본의 침략전쟁을 사실상 전면 부인하여 1995년 8월 15일 무라야마 담화(공식명칭 "전후 50주년의 종전기념일을 맞아)를 통해 일본 정부가 공식 인정한 과거 일본제국의 모든 침략 및 전쟁범죄 행위에 대한 전면 부인이었다.

문제는 다모가미 모시오가 해당 논문을 제출하고 수상했을 시점엔 현역 자위관이었다는 사실이다. 자위대는 일본 최대의 무력 집단이다. 군대라고 해석하기에는 좀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어쨌든 일본 최대의 무력집단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당장 사건 발생 직후 다모가미 모시오가 경질당하고 방위성 장관 및 관련 인물들이 중/경징계를 받았다.

또 다른 문제는, 다모가미 모시오 본인이 그 이후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사실상 정부에 "항명"했으며, 이 기류에 대해 항공자위대 일각에서도 상당부분 동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사히신문 11월 11일 보도에서는 바로 이러한 항공자위대 내부의 막료장 경질 사건에 대한 불만의 기류를 나타내주고 있다.

그럼 일본 정계는 이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가? 사실 민주당, 사회민주당, 공산당 등 야권에서는 일제히 들고일어나 대여 공세의 일환으로 삼을 뿐더러 침략전쟁에 대한 긍정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나서고 있다. 자민당도 비슷한 기류지만 참의원 이와나가 히로미, 중의원 쓰치야 마사타다 등 일부는 다모가미를 옹호하거나 혹은, 개인사상 및 이념 문제로 자위관을 경질한 건 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자민당이 주목하는 건 다모가미 사건의 그 본질보다, 다모가미 전 항막장 및 항공자위대 일각에서 이루어지는 이번 경질 조치에 대한 "항명" 사태이다. 이들은 정부 결정에 반발하고 유감을 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대해 자민당 각 파벌은 오랜 공포, 즉 군부(자위대)에 의한 쿠데타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1930년대부터 이미 군부에 대한 문민통제가 불가능해지던 일본 정부에 최후의 일격을 날린 것은 1936년 2.26 쿠데타였다. 쿠데타 자체는 실패로 종결되었지만 이후 일본 정부는 사실상 강경 군부 세력에 의해 좌우되었다. 이는 무모한 중일전쟁, 그리고 태평양전쟁의 개전으로 연결되었고 결국 제국 패망의 원인이 된다.

자민당 각 파벌이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이 점이다. 패전 이후 줄곧 자위대에 대한 문민통제 원칙을 철저히 지켜오는 것이 일본에서 2.26 사건과 같은 쿠데타에 대한 공포는 늘 잠재되어 있다.

더군다나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일본은 패전 후 최소 두 차례의 쿠데타 기도가 있었다. 1961년 12월에는 구 제국 육군 출신 등이 국회점거 및 각료 사살, 언론 장악 등을 골자로 하는 쿠데타 계획을 모의하다 발각되었다.(삼무사건) 1970년 11월에는 노벨 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되던 전후 일본의 문학가 미시마 유키오와 그를 따르는 방패회가 육상자위대 동부방면대 총감부를 전격 기습, 총감을 인질로 삼고 자위대에게 쿠데타를 촉구한 사건까지 있었다.

저 두 사건은 자위대에 의한 쿠데타라기보다는 구 제국군 장교나 민간인에 의한 쿠데타 기도였고 때문에 실패했다. 특히 미시마 유키오 사건같은 경우는 발코니에서 쿠데타를 촉구하던 미시마 유키오를 향해 자위대원들이 "뭔 헛소리를 하는 거임? 니마 KIN" 수준의 반응을 보여 결국 미시마 유키오를 자살하게 만들었다. 이 사건으로 일본은 쿠데타 공포증을 키우면서도 자위대가 쿠데타를 일으키진 않을 거라는 안심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번 다모가미 사건은 그러한 안심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그나마 실제 전투병력이 얼마 안 되는 항공자위대라지만 쿠데타 공포를 늘 가슴 속에 안고 사는 일본 정계로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위협으로 인식되는 듯 싶다. 일본이 그토록 목을 매는 문민통제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남은 건 아소 정권의 후속 조치다. 이번 다모가미 사건때문에 총리와 각 파벌 보스간의 회동에서 나온 결론은 자위대에 대한 문민통제의 강화였다. 이와 같은 결론이 어떻게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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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denijoa | 2008/11/15 22:05 | 세계에 대한 관심 | 트랙백 | 핑백(1) | 덧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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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腦香怪年의 코카찌꺼기 하치장 .. at 2008/11/17 01:03

... 패트레이버 극장판2 에 대한 말 그대>로 잡담 다모가미 사건에 대한 일본 정계의 시각 쓴지가 언제인 데 이제서야 겨우 올립니다. 처음 시작한 지 두달을 넘어서 겨우 마무리를 지었군요 ( 무서운 귀차니즘..) 본내용은 부족한 자료에 바 ... more

Commented by 행인1 at 2008/11/15 22:12
과연 어떻게 문민통제를 강화할건지...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16 22:00
뭐 앞으로 어떻게든 대책이 나오겠죠
Commented by 일곱 혼돈 at 2008/11/15 22:34
진중권의 <레퀴엠>에서 코믹하게 묘사된 미시마 유키오 사건을 보고 배를 잡고 뒤로 넘어갔었습니다만..... 그 속사정이란 웃을 수만은 없는 것이군요. ㅎㄷㄷㄷ

PS)그러고보면 하나회를 화끈하게 밀어버린 영삼옹도 본좌는 본좌셨습니다.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16 22:01
아무래도 과거 일본제국의 역사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무시할 수 없는 거죠.

빵삼옹의 하나회 숙청은 꼭 필요하긴 했지만 상당히 성급해서 쿠데타 가능성이 있었는데 그냥 넘어간 게 참 다행입니다-_-;;
Commented by 윙후사르 at 2008/11/15 22:43
근데 일단 쿠데타가 나도 그걸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러시아가 가만 둘리가 없지 않습니까... 특히나 우리와 중국은 일본 극우에 대한 공포감이 있으니... 근데 노벨문학상 후보면 개념인 아닌가요.. 근데 갑자기 웬 무개념 행동?
Commented by 일곱 혼돈 at 2008/11/16 18:38
진본좌(미학자 ㄳ)의 설명에 의하면.... 미시마는 사무라이의 존재 미학을 이야기하며 봉건 기사문학 속에 살았고, 근대 문화의 산문성을 비판하며 탈근대를 주장했는데 그건 결국 도로 봉건제였다고 합니다. 일본의 돈 키호테(우왕ㅋ굳ㅋ)라나요.
Commented by 미류나무 at 2008/11/15 22:50
흠......

그렇고 보니 자위대 모집광고에서 함위에서 댄스를 추는 장면이 나왔다고 했는데
무력집단으로서 자존심을 생각한다면 안습일지도?

자위대의 역할에 비해서 사회적 위치가 형편없는데 대한 불만일수도 있겠네요.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16 22:03
아 그 해자대 모병광고는 상당히 개그스럽지만 동시에 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모병광고는 그렇게 친근하게 다가가야지요^^

그래도 육자나 해자는 현재 사회적 위치에 불만이 비교적 적습니다. 애시당초 자위대 들어가는 애들이 인생막장 수준이라-_-;;
Commented by 일곱 혼돈 at 2008/11/16 22:17
자위대 들어가는 애들이 인생막장 수준이라는 게 좀 걸리는군요. 준군사조직으로 편제된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 다수가 야쿠자 조직원(인생막장 ㄳ)을 겸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지라;;; 그렇게 되면 일본 정치가들의 불안도 이해 못할 것은......
Commented by 월광토끼 at 2008/11/16 00:18
항공자위대의 쿠데타....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마모루 오시이의 영화 "패트레이버 극장판 2" 내용이 생각나는군요. 작아보이는 불화나 불안의 씨도 방아쇠 한방에 순식간에 거대 사건으로 터져버릴 수가 있는 만큼 좀 불안합니다.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16 22:04
패트레이버 극장판 2기는 진짜 상당히 많은 걸 담아내었죠. 평화헌법, 전수방위, 교전금지의 원칙, 자위대 해외파병에 의한 논란, 거기다 경시청과 자위대의 대립 등등...

진짜 패트레이버 시리즈는 명작입니다.
Commented by jackass at 2008/11/16 01:15
뭐 항자대와 육자대가 붙을일은업스니 안심.ㄲㄲ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16 22:09
서로 총구를 겨룰지도;;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8/11/16 06:00
역사는 대략 100 년 전으로 회귀하는 걸까요.

기대됩니다... ;;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16 22:10
어떻게 될 진 봐야지요. 정치인들의 과대걱정인지 아니면 실존하는 위협이 될지
Commented by 레인 at 2008/11/16 07:05
이나라나 저나라나 참;;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16 22:10
막장 아닌 나라가 잘 안 보입니다...
Commented by ynhkl at 2008/11/16 11:52
명바기때만 쿠데타 안 일어나면 됨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16 22:10
뭐 명바기때 아니더라도 일본에서 쿠데타 일어나는 건 그다지 환영할 일은 아니죠
Commented by 【天指花郞】 at 2008/11/16 12:50
뎁콘카페에서 어느 분이 육자대가 쿠데타 일으키는 시나리오로 소설 쓴 적이 있었는데....(무려 도쿄에 90식 ㅎㄷㄷ)

어쨌거나 극우들도 당장 지 죽긴 싫은 모양이오. ㅎㅎ~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16 22:10
육자대는 의외로 쿠데타 가능성이 거의 없어서 ㅋㅋ
Commented by deokbusin at 2008/11/16 14:54
문민통제를 강화하겠다고 각 부대별로 정치위원을 배치시키면 보는 사람으로서는 재미있겠습니다.^^

그 꼴을 당하는 자위대원들이야 소태 씹는 기분이겠지만.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16 22:11
민간 감시요원 상주 정도는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腦香怪年 at 2008/11/17 00:39


사실 국내에선 자민당이 보수 우익 극우 정당으로 많이 인식되고 있지만 적어도 전후 시대를 털어서 자민당의 주류 보수층들이 추진한 정책을 보면 확실히 극우나 군사대국화 노선과는 거리를 두고 있었고 자위대라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랄까 문민통제의 원칙을 견지해왔던 건 사실이니까요. 사실 이 때문에 일본의 전후 안전보장에선 경찰의 역할이 비약적으로 커진 면도 있고 방위청 자위대 초기 수뇌부들 특히 내국 라인은 오랫동안 경찰이 장악해온 바가 있지요.

패트레이버2 이야기가 나와서 전에 섰던 거지만 여기에 대한 배경 특히 전후 일본 안보체제의 재건 과 자위대 문민통제와의 관계에 대한 졸문을 트랙백합니다.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17 05:42
예, 진짜 어찌보면 오히려 일본에선 자위대보다 경찰의 힘이 더 크달까요. 트랙백하신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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