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8일
2009 수능 사탐 정치 9번 복수정답 논란
2009학년도 대학입시 수학능력평가 사회탐구 선택과목 중 정치 9번 문제에 대한 논란이 발생했습니다. 2004학년도 대학입시 수능 언어영역에서 처음 복수정답이 인정된 이래 최대의 논란이 되는 문제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답은 평가원이 처음 제출한 대로 2번 맞습니다. A는 대통령 중심제이고 B는 의회 내각제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의회 내각제에서 의회가 행정부 수반을 탄핵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교과과정은 그런 일반적인 사실에 기초해서 가르쳤습니다. 교과서에서, 수업 시간에 가르친 건 2번만을 정답이라 보고 있으며 당연히 답은 2번입니다.
물론 3번을 정답이라 한 수험생 및 학부모들은 2004년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 탄핵 시도 사례나 내각제 국가에서 의회에 주어진 내각불신임안이 사실상 탄핵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유를 들어 3번 역시 정답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들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습니다. 2004년도 수능에서 복수정답이 인정된 건, 단순히 교과서만 공부한다 하더라도 생각해 볼 여지가 매우 충분한 언어 영역이었습니다.
수능이 시사상식이나 교과서 외 내용을 묻는 문제도 아니고 공식적으론 "정상적인 대한민국 고등학교 교육만 받아도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인데 교과서 바깥의 세계에서 등장하는 예외적 사례때문에 해당 문제를 복수정답 처리할 수 없습니다.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교과서나 문제출제라는 비판은 들어가야 합니다만 그건 내년부터 반영할 일입니다. 올해 공부해서 수능을 본 수험생들이 공부하는 교과서에는 3번을 오답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까? 3번을 체크한 학생들은 억울하겠지만 이게 원칙입니다.
3번을 정답으로 인정할 경우 문제는 확산될 소지가 있습니다. 국가별 법률에 따라 의회내각제 국가에서도 총리나 명목상의 대통령에 대한 탄핵 권한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건 분명합니다.
그런데 정답인 2번의 경우 장관에 대한 임명동의안도 일부 독재 국가에서는 의회에 부여조차 되지 않으며, 오답인 4번도 법률에 따라 의회내각제라 하더라도 총리가 법안을 거부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물론 그랬다간 의회 이전에 당에서 출당조치 당하지만;;) 국제적으로 대통령제는 꼭 이래야 하고 의회내각제는 이래야 한다고 정해놓은 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럴 뿐, 예외는 늘 존재합니다. 이 세상에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독립국이 190개가 넘고, 실질적인 독립국이나 자치정부 등을 포괄하면 그 숫자는 200개를 넘어갑니다. 이 많은 나라들이 똑같은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물론 교과서 및 교육과정에서 정치제도 및 법의 국가별 특징이나 가변성을 너무 무시하고 대통령제와 의회내각제로 가볍게 구분한 건 사실이지만 일반적인 경우를 가르치는 교육과정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 3번을 정답이라 한 수험생 및 학부모들은 2004년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 탄핵 시도 사례나 내각제 국가에서 의회에 주어진 내각불신임안이 사실상 탄핵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유를 들어 3번 역시 정답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들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습니다. 2004년도 수능에서 복수정답이 인정된 건, 단순히 교과서만 공부한다 하더라도 생각해 볼 여지가 매우 충분한 언어 영역이었습니다.
수능이 시사상식이나 교과서 외 내용을 묻는 문제도 아니고 공식적으론 "정상적인 대한민국 고등학교 교육만 받아도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인데 교과서 바깥의 세계에서 등장하는 예외적 사례때문에 해당 문제를 복수정답 처리할 수 없습니다.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교과서나 문제출제라는 비판은 들어가야 합니다만 그건 내년부터 반영할 일입니다. 올해 공부해서 수능을 본 수험생들이 공부하는 교과서에는 3번을 오답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까? 3번을 체크한 학생들은 억울하겠지만 이게 원칙입니다.
3번을 정답으로 인정할 경우 문제는 확산될 소지가 있습니다. 국가별 법률에 따라 의회내각제 국가에서도 총리나 명목상의 대통령에 대한 탄핵 권한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건 분명합니다.
그런데 정답인 2번의 경우 장관에 대한 임명동의안도 일부 독재 국가에서는 의회에 부여조차 되지 않으며, 오답인 4번도 법률에 따라 의회내각제라 하더라도 총리가 법안을 거부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물론 그랬다간 의회 이전에 당에서 출당조치 당하지만;;) 국제적으로 대통령제는 꼭 이래야 하고 의회내각제는 이래야 한다고 정해놓은 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럴 뿐, 예외는 늘 존재합니다. 이 세상에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독립국이 190개가 넘고, 실질적인 독립국이나 자치정부 등을 포괄하면 그 숫자는 200개를 넘어갑니다. 이 많은 나라들이 똑같은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물론 교과서 및 교육과정에서 정치제도 및 법의 국가별 특징이나 가변성을 너무 무시하고 대통령제와 의회내각제로 가볍게 구분한 건 사실이지만 일반적인 경우를 가르치는 교육과정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 by | 2008/11/18 23:56 | 사회에 대한 관심 | 트랙백 | 덧글(2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이미 수능제도에 대한 불신이 아닐까요?
물론 수능 스트레스도 상당하겠지만요.
사실 전반적으로 보자면 공교육 제도에 대한 불신의 문제입니다. 교육문제는 정말 지나치게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무엇보다 교과서에 안 나와 있지 않습니까? 수능은 시사상식을 묻는 게 아니라 교육과정의 내용을 평가하는 자리죠. 수능이나 수능문제 자체를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교육과정을 문제삼을 순 있어도.
어쨌거나 이 문항의 경우에는 지나치게 일반화를 시켜놓은 문항인듯 싶군요... 원래 사회과학계열 학문들의 가장 큰 문제점이 예외변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인데... 이 문항의 경우는 더욱더 눈에 보이는 예외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모습이 보입니다. 뭐, 교육과정 상의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것이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제일 쉽게 생각하면 당연히 2번이네요. 3번을 선택한 수험생들은 너무 복잡하게 생각했거나 "탄핵"을 지나치게 넓게 해석한 것 같습니다. 저도 정치학을 공부하는지라 무슨 문제일까 하고 봤는데, 답에 가장 가까운 선택지가 너무 명확하네요.
혹시 Ladenijoa님 이번 수능 세계사 문제 살펴보셨는지요?
이번 건 좀 난도가 있는것 같군요. 예전에 비해 지엽적인 부분도
문항에 언급되었죠.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인용한 문제는 꽤 좋았습니다.
난이도도 확실히 높더군요. 왠만한 문제들은 쉽게쉽게 풀리는 편인데 이번 수능 문제는 좀 생각을 많이 해야 했습니다. 저처럼 심심풀이로 푸는게 아니라 직접 푸는 입장이라면 30분이라는 시간이 좀 아슬아슬했을 듯 하네요.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인용한 문제는 진짜 누구 발상인지 몰라도 참 좋았습니다. 난이도 자체는 좀 낮았지만. 아니 이건 제가 근현대사에 주로 관심있어서 그런 걸까요? 중세사까지는 진짜 고생하며 문제 하나하나 곰곰히 생각했는데 근현대사는 보자마자 정답이 보이더군요-ㅅ-;;
근데 저는 저 문제 맞췄다능 (..)
가장 좋은 건 교과과정을 좀 제대로 편성하는 겁니다-ㅅ-
'그럼 토니 블레어는 뭐였지?' 라고 생각한 학생은 아직 수능이 어떤 시험인지 잘 모른 결과라고 밖에..
수학능력평가...이니까
학문을 (교수로부터)받을 능력이 되나 안되나 평가하는것이니말입니다.
대학(교)가서 시험문제 복수정답 어쩌구 저쩌구 해도 뭐 소용없고 말이죠 ㄲㄲ(반농)
==========================================================
정치 9번 문제는 오류입니다.(③번도 정답임)
정치 문제 9번은 명백한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정답은 ③ 또는 ②,③ 복수정답이 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는 대통령제(A)와 의원내각제(B) 정부 형태의 특징을 묻고 있는데,
교육과정평가원은 <② A의 의회는 각료 임명에 대한 동의를 할 수 있다.>를
정답으로 발표하여, <③ B의 의회는 행정부 수반을 탄핵할 수 있다.>를
오답으로 인식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탄핵 제도는 정부형태와 무관하게 존재하며,
의원내각제의 원조인 영국에서도 여전히 인정되고 있으므로,
이 문제의 정답은 ③번이 되거나, ②번과 ③번 즉 2개가 되어야 합니다.
정치 9번 문제의 오류를 지적합니다.
1. 의원내각제의 ‘탄핵 제도’ 존재 여부에 관하여
탄핵은 대통령제는 물론 의원내각제에서도 당연히 인정되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일부 정확하지 않은 견해들에 의해 탄핵은 대통령제만의
특징적 요소이고, 의원내각제에서는 내각불신임권이 탄핵을 대신한다고
주장되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류입니다.
대학 학부교재 수준의 자료나 포털사이트의 지식검색을 활용해도
당장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수준이니까 대충 알고 넘어가자는 논리에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정치 이론이나 학설이라면 그럴 수 있겠으나,
명백히 존재하는 제도나 사실을 몇 명이 입을 모아 왜곡하고
변질시키면 되겠습니까?
탄핵은 고위공직자가 그 직무수행에 있어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거나
권력을 남용한 경우, 공직에서 추방하여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제도입니다.
탄핵 제도의 기원은 영국의 Curia Regis라는 제도에서 유래되며,
의원내각제의 형태가 갖추어지던 14세기 Good Parliament에 와서
하원이 소추하고 상원이 심판하는 전형적인 탄핵제도의 기본틀이 만들어집니다.
이를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이 각주의 법으로 도입하고 있었으며,
18세기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독립 과정에서 연방 헌법으로 수용한 것이지요.
그러니까 탄핵제도는 출제자의 의도와 달리 미국이 아닌 영국이 본고장이고
원래 의원내각제에서 국민의 대표인 의회가 고위 관리들의
비행이나 무능을 통제하고 이들을 파면하고자 만든 제도입니다.
(정종섭(서울대 법대 교수),
<헌법소송법>, 제5판, 2008, 박영사, 388쪽 등 참고)
한편 영국은 1805년 이후 탄핵이 이루어진 적이 없지만,
이를 이유로 의원내각제에서 탄핵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일뿐더러 타당하지도 않습니다.
탄핵은 매우 심각한 국정 위기 상황에서만 추진되는 것이며,
영국은 의원내각제의 발달과 함께 각료들이 의회에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의회의 통제가 적절히 작동됨에 따라 탄핵 절차의
효용이 크게 감소하였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도 탄핵 소추된 대통령은
John Tyler, Andrew Johnson, Richard Nixon, W.Clinton이 있으나,
탄핵심판으로 현직에서 파면된 경우는 없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도 탄핵제도가 1948년 건국헌법부터 존재했으나,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하여 이루어졌을 뿐
탄핵심판으로 대통령이 파면된 전례가 전혀 없습니다.
탄핵의 성사 여부와 탄핵 제도의 존재 여부는 다른 것입니다.
따라서 의원내각제에 탄핵제도가 존재한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fact)입니다.
2. 의원내각제에서 ‘행정부 수반’에 대한 탄핵의 가능 여부에 관하여
발문은 ‘전형적인 정부 형태’의 특징
(일부의 주장처럼, 각 정부형태의 ‘전형적’인 특징이 아닙니다)을
묻고 있으며, 현행 고등학교 정치 교과서의 입장은 물론
학자들 간의 논의에서도 ‘대통령제’는 미국, ‘의원내각제’는
영국의 정부형태를 그 원형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평가원의 2008년 6월 모의수능평가 정치 4번 문제도
전형적인 정부형태 의 특징을 고르라는 문항에서 이를 수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의 B는 전형적인 영국식 의원내각제의 특징을 골라야 합니다.
교육과정평가원이 느닷없이 일본이나 독일 기타 나라의
의원내각제의 특징을 묻는다고 볼 특별한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편 오늘날 세계 각국의 탄핵 제도를 비교해보면
나라마다 다소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정부형태와 탄핵제도 사이에는
법리상 필연적인 연관 관계가 없다고 할 것입니다.
의원내각제를 취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수상이나 각료가 탄핵의 대상이 되지만,
역시 의원내각제인 독일은 현행 헌법에서
연방 대통령과 법관이 탄핵 대상이며 수상은 제외됩니다.
(종전 바이마르 헌법은 수상과 각료에 대한 탄핵을 인정했습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재판관(법관)에 대해서만 가능하며,
대통령제인 미국은 대통령, 부통령, 기타 고위공직자가 탄핵의 대상입니다.
(정종섭, 앞의책, 393쪽; 정종섭,
<헌법학원론>, 제3판, 2008, 박영사, 949~952쪽 등)
실제로 영국 의회는 비교적 최근인
2004년 8월 이라크 침공의 책임을 물어 당시 수상인
토니 블레어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시도한 적이 있으며,
이는 후술하는 바와 같이 내각불신임권과 달리 법적 책임을 수반하므로
만약 탄핵이 성공했다면 블레어 수상은 형사재판에 회부되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전형적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도
‘행정부 수반, 즉 수상’에 대하여 의회는 ‘탄핵할 수 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fact)입니다.
3. 의회가 행정부 수반을 (탄핵소추가 아닌) ‘탄핵’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
탄핵의 주체는 의회입니다.
따라서 의회는 탄핵 대상자를 탄핵 소추함은 물론 당연히
탄핵 심판 또는 탄핵 결정합니다.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탄핵제도는 영국 헌정사에서 의원내각제의 발달과 함께
그 기초 골격이 형성되었습니다.
그 결과 탄핵은 고위공직자에 대한
의회의 견제수단으로서 확고하게 자리잡게 되었으며,
그 절차에서도 하원이 탄핵 소추하고,
상원이 탄핵 심판하는 원칙이 정립되었습니다.
이 원칙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영국의 탄핵제도를 수용한 미국도 하원이 탄핵소추를 하고,
상원이 탄핵심판을 하고 있습니다.
Clinton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건의 경우에도 하원이 탄핵소추를 의결하였으나,
상원에서 탄핵결정을 부결시켰던 선례가 있습니다.
다만 상원의장은 평소 부통령이 당연직으로 겸직하지만,
대통령 탄핵사건인 경우 대통령 탄핵결정시
대통령의 직무대행을 부통령이 하게되므로
부통령은 이해당사자가 되어 의장으로서 부적격하고
연방대법원장이 의장으로서 탄핵결정 절차를 주관하게 됩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는 상원이 존재하지 않는 단원제 형태이며,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하게 되어있으므로,
의회가 탄핵소추권을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권을 행사하도록
헌법이 규정하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의원내각제에서 의회가 행정부 수반을 ‘탄핵’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fact)입니다.
4. 의원내각제의 ‘탄핵’이 곧 ‘내각불신임권’이 아니냐는 주장에 관하여
의회의 내각불신임권과 탄핵제도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탄핵제도는 위법한 행위를 한 공직자에 대하여 공직에서 파면하거나
이에 대하여 형벌로 처벌하는 것으로서 의원내각제에서 행정부를 통제하며
정치적 책임을 묻는 내각불신임과 성질이 다릅니다.
또한 내각불신임제도는 법적 책임뿐만 아니라
광범한 정치적 책임을 물어 행정부를 다시 구성하는 것임에 비하여
탄핵제도는 개인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법적 책임을 물어 공직에서 추방하고
공직취임을 제한하는 것입니다.
한편 내각불신임권은 행정부의 수상과 각료에 대하여만 가능하지만,
탄핵은 행정부는 물론 사법부의 법관에 대하여도 가능합니다.
따라서 위의 독일과 일본의 경우에서도
내각불신임권과 별도로 여전히 법관에 대한
의회의 견제수단으로서 탄핵을 인정하는 것이며,
의원내각제에서 내각불신임권이 있더라도 탄핵은 법관을 견제하여
의회가 사법부를 통제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따라서 의원내각제에서 내각불신임권과 별개로
탄핵제도가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fact)입니다.
5. ②번이 정답이 되기 위한 확장 해석에 관하여
이 문제의 ②번은 ‘전형적인 대통령제에서 의회가
각료 임명에 대한 동의를 할 수 있다.’고 제시하고
이를 정답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상당한 확장해석이 필요합니다.
실제 전형적인 대통령제인 미국식 대통령제에서는 각료
(즉 행정 각부의 장, 장관)에 대한 의회의 동의권은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사후 탄핵을 통한 통제만이 가능합니다.
오히려 각료에 대한 의회의 동의권은
영국식 의원내각제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의원내각제의 특징입니다.
미국식 대통령제를 변형한 우리나라의 정부형태에서도
‘국무총리’만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며(헌법 제86조),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제87조)
행정 각부의 장을 국무위원 중에서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제94조)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은 각료(또는 장관)의 임명에 있어서
국회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전혀 없으며,
혹시 장관후보자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 그 후보를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습니다.
국회는 해임건의권(제63조),
탄핵소추권(제65조)으로 각료를 통제할 수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의 ②번이 정답이 되기 위해서는
(가) A를 전형적인 대통령제인 미국식 대통령제가 아닌
의회가 각료임명동의권을 갖는 특정 국가의 정부형태로 이해하거나,
(나) 우리나라의 정부형태로 파악할 경우
‘각료’의 의미를 ‘국무총리’
(미국은 국무총리 제도가 없으므로 이 논의는 무의미함)
만으로 제한해서 이해해야 하는,
확장해석이 필요하게 됩니다.
특히 (나)의 경우 다른 해석의 전개는
우리나라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러나 (가), (나) 어느 쪽이든 명쾌하지 않고 궁색한 것이 사실입니다.
* 이상의 주장에 대해서 다음의 기초관련문헌을 참고하세요.*
정종섭, <헌법학원론>, 제3판, 박영사, 2008
정종섭, <헌법소송법>, 제5판, 박영사, 2008
김하열, <탄핵심판에 관한 연구>, 고려대학교 법학박사 학위논문, 2006
김현성, <탄핵제도에 관한 절차법적 연구>, 서강대학교 법학석사 학위논문, 2007
이환경, <세계 각국의 탄핵제도의 비교법적 연구>,
경희행정논총 제15권 제1호, 2002
정만희, <탄핵제도에 관한 비교헌법적 연구>, 동아법학 제32호, 2001
전재홍, <영국 의원내각제의 특성에 관한 연구>, 연세대학교 법학석사 학위논문
허영, <한국헌법론>, 신정판, 박영사, 1999
허영, <헌법 이론과 헌법(下), 신정증보판, 박영사, 1991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제도에 관한 연구>, 헌법재판연구 제12권, 2001
결국 <③ 의원내각제에서도 의회는 행정부 수반을 탄핵할 수 있다.>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옳은 진술입니다.
출제를 담당한 교육과정평가원은 조속히 출제 오류를 인정하고,
③번을 정답으로 하거나,
제한된 해석을 감안하여 ②,③을 복수 정답으로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수능 문제는 고등학교 정규 교과과정을 바탕으로 출제하는 겁니다. 저런 식이면 공교육 제도 이외에서 가르치는 Fact를 정답으로 인정하는 건데, 그러면 수능 제도의 근간 자체가 흔들립니다. 저런 식이면 누가 공교육 믿습니까?
그리고 저런 식으로 3번을 정답 인정하면 나머지 1, 4, 5번도 모두 정답으로 인정할 근거가 나옵니다.
일단... 7차 사회과 교육과정 책자와 고등학교 교육과정 해설서에는 '의원 내각제에서는 탄핵권한이 없다'는 것을 기입하라... 라는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제가 알기론 원래 교과서라는 것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교육과정 책자와 교육과정 해설서를 배포하고... 이 것을 바탕으로 교과서 출판사에서 교과서 제작을 한 다음에 최종적으로 심의를 거쳐서 출판합니다... 뭐 원래 교육과정 책과 교육과정 해설서에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을 기입하지는 않습니다만... 최소한 국가 교육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긴 힘들겠죠...
어쨌거나... 이번엔 자료도서관에 있는 정치 교과서 3권을 살펴보며 해당단원을 살펴보았습니다만... 아쉽게도 전혀 '의원내각제 국가에서는 행정부 수반에 대한 탄핵권한이 없다.'라는 내용이 없더군요... 다만, 한 권의 교과서에서(출판사는 기억이...;;;) '대통령중심제의 경우 국민들에 대한 책임이 강하지만, 의원내각제 국가의 수상은 간접적으로 선출되었기 때문에 국민들에 의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는 애매한 문구가 있기는 했습니다. 근데 이 게 의원내각제 국가에서 행정부 수반을 탄핵할 권리가 없다라고 해석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도리어 이 단원에 대해서 세 교과서와 고등학교 교육과정 해설서에서는 이런 정부형태를 단정적으로 나눌 수는 없으며 각 나라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정부형태가 나타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이 문항의 경우는 단순히 전형적인 두 정부형태라고만 제시함으로써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분명히 명시된 내용을 무시한 면이 있다고 봅니다.
어쨌거나... 정치과목은 제 전공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정치 수업시간에 어떻게 가르치는지는 잘 모릅니다만... 단순히 교육과정의 문제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예전에 교과서에서 당한 게 하도 많은지라 당연히 교과서가 또 병크낸 줄 알고 있었고, 예전 고3때 정치 선택한 친구 교과서를 대충 흩어본 기억을 믿었는데(7차 첫 타자, 05학번입니다) 이렇게 되면 제가 깔아놓은 대전제가 어긋나게 되었으니 제 주장 자체가 완벽히 성립이 안 되는군요.
교과서에 말씀하신 대로 정부형태를 단정적으로 나눌 수 없고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나타난다고 명시되어 있다면 논란이 되는 이 문제는 5개 문항 모두 정답처리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문제에 나오는 "전형적인"...이 걸리긴 하지만 제 생각엔 이건 전원 정답을 처리해야 할 듯 싶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