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 셔먼호의 해적 행위와 민가 약탈 가능성

금성 교과서 개정(改定)이 개악(改惡)일까? 라는 나츠메님 포스팅에 방금 전 초록불님께서 금성교과서의 문제점 지적에 대해서라는 좋은 포스팅으로 답해 주셨습니다. 이제 저는 빈약한 지식으로나마 가장 마지막 네 번째, 제너럴 셔먼 호의 민가 약탈 이야기에 대한 가능성을 좀 더 덧붙여 보고자 합니다.

일반 네티즌이 이 부분에서 가장 쉽게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건 역시 조선왕조실록 인터넷 검색입니다. 이양선이라는 키워드로 치니 당장 고종실록에만 100건이 넘는 기록이 나오는데, 제너럴 셔먼호의 난동과 관련된 걸 추스려보면 몇 개 안 됩니다. 이 중 "민가"는 아니지만 어쨌든 제너럴 셔먼호가 약탈한 것에 대한 기록이 나옵니다.

 의정부(議政府)에서 아뢰기를,
 “방금 평안 감사(平安監司) 박규수(朴珪壽) 의 장계(狀啓)를 보니, ‘평양 방수성(防水城)에 정박한 이양선(異樣船)이 상선을 약탈하며 총을 쏘아대는 통에 우리 사람 7인(人)이 피살되었고 부상자 또한 5인이나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감영(監營)과 평양부(平壤府)에 신칙하여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대처하게 해서 곧 소멸하겠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지난번에 멀리 있는 나라 사람들을 너그럽게 대하는 의리로써 좋은 뜻으로 타이르고 식량을 넉넉히 주어 그들을 도왔는데, 도리어 갈수록 더욱더 포악한 짓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중군(中軍)을 잡아다가 억류하였고, 나중에는 또 백성들에게 까지 상해를 입혔으니 어떻게 제멋대로 날뛰도록 내버려둘 수 있겠습니까?
 군사(軍事)와 관련된 모든 일은 도신(道臣)에게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좋을 대로 처리하게 하여 모두 무찔려 없애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윤허하였다.
고종 3년 병인년 (1866년) 7월 25일

본문에 나오는 이양선이 제너럴 셔먼호라는 건 당연한 사실입니다. 실록이 쓰여진 시점에서 대동강을 거슬러 올라가 평양에 정박한 겁대가리 없는 서양 선박은 제너럴 셔먼호가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약탈당했다는 상선은 아마 대동강을 건너는 조선의 흔한 소형선이 아닌가 싶은데 자세한 내용은 알 도리가 없군요. (혹은 조선측 지휘관 탑승선을 뜻하는 상선일 수도 있으나 해당 서비스에서 같이 제공하는 원문을 확인한 결과 민간 상선이 맞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제너럴 셔먼호의 약탈 행위에 대해 기록한 것은 위 기록에 나오는 상선 약탈이 유일합니다. 하지만 남의 나라 땅인 대동강까지 올라와서 그 강을 지나는 평범한 상선을 향해 발포하고 약탈하는 해적 행위를 벌인 것은 실록으로 명백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해적이 분명한데, 야간에 상륙해 약탈했다는 통설 자체를 소설로 치부할 수는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통설로 인정되어 온 것이고, 그럴 개연성 자체는 충분히 높기 때문입니다.


민가 약탈 사실을 부정하려면 "개연성 자체는 충분하지만 확실한 근거가 없지 않느냐?"라는 말이 더 설득력 있겠죠. 그런데 저 근거가 없다는 것도 조선왕조실록 기준이고, 동 시기의 다른 기록들이나 장계를 살펴 보거나 각 대학 도서관이나 기타 고문서가 짱박혀 있을 법한 동네를 뒤지다 보면 뭔가 나올지도 모르겠군요. 뭐, 전 평범한 학생이라 먼지 뒤집어 쓰면서 도서관을 뒤질 용기는 없...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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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denijoa | 2008/11/30 14:32 | History | 트랙백(1)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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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눈집 at 2008/11/30 14:46

제목 : 왜 제너럴 셔먼호가 이슈가 되는가? - 기독교 초기..
제너럴 셔먼호의 해적 행위와 민가 약탈 가능성에서제너럴 셔먼호에 대한 역사 기술이 문제가 되는 측면은1. 미국에 대한 문제2. 국내 기독교에 대한 문제두가지가 있다고 나는 상상한다.그 중 두번째 국내 기독교에 대한 문제에 대해 나의 억측되는 상상을 짧게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기독교 내부자로서 어려운 말이긴 하지만,제너럴 셔먼호에 탑승자 중에는 토마스라는 영국인 선교사가 있다.만약 제너럴셔먼호가 약탈 등 만행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그 선교사가 거기......more

Commented by IEATTA at 2008/11/30 14:36
쉬고있는 휴학생이 용기와 시간이 없으면 누가 용기가 있단 말이오 ㅋㅋㅋ
곧 K 대 도서관을 습격할 줄 믿고 있겠소이다.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30 18:45
에이 그럴리가. 라뎅 말고 다른 분들이 이미 해주시는 듯 ㅎㅎ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8/11/30 14:45
제너럴 셔먼 호의 경우, 일성록과 승정원 일기에 보다 자세한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저 역시 평범한 중년인지라 뒤질 시간이... (먼산)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30 18:46
일성록과 승전원 일기군요.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레인 at 2008/11/30 15:06
라뎅님은 용자니까 믿고 있습니...(끌려간다)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30 18:46
에이 안 믿으시는게 (도주)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8/11/30 15:30
>> 지난번에 멀리 있는 나라 사람들을 너그럽게 대하는 의리로써 좋은 뜻으로 타이르고 식량을 넉넉히 주어 그들을 도왔는데, 도리어 갈수록 더욱더 포악한 짓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역시나 조선인들의 넉넉한 인심이란... 글쎄 근본적으로 조선인들의 인심은 후했다는 사실을 여기서 또 다시 확인.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30 18:47
사실 조선측의 이양선 기록을 보면 서양인들에게 식량 등 물자를 공급해준 사실이 꼬박꼬박 기록되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신미양요 때에도 교전 직전에 전쟁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물자를 보내주어 미군이 당황해서 배려는 감사하나.... 운운으로 돌려보낸 적이 있습니다;;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11/30 15:54
전사편찬연구소에서 낸 "병인/신미양요사"에 의하면, 선원들이 식량과 식수를 구하려고 하선해서는 총질을 해대 백성들을 죽였다고 적고 있지요.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30 18:47
오옿 그런 책이 있군요, 그것도 구해봐야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11/30 18:54
"비매품"이지용 :P
Commented by 【天指花郞】 at 2008/11/30 23:28
왜 우리 사무실엔 안 들어왔을까요. ㅠ.ㅠ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12/01 03:55
나온지 꽤 된 거에요. 한 20년?
Commented by ellouin at 2008/11/30 16:07
트랙백 걸었습니다. 걸고 바로 댓글을 남겨야 하는데, 전화가 갑자기 와서 ^^;;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본 글에 관하여서는 제 글에 참고로 달아놓은 글도 참조해 보시는 것도 유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30 18:48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Luthien at 2008/11/30 16:10
악, 쓰고 나서 봤더니 비슷한 내용이 먼저...;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11/30 18:48
그러나 메이저 블로거 릇냥의 글이 더 충실하던데-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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