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지의 올해의 인물 (9) 1997 ~ 2002년 History

TIME지의 올해의 인물 (1) 1927 ~ 1936년 (2008. 10. 22)
TIME지의 올해의 인물 (2) 1937 ~ 1946년 (2008. 10. 24)
TIME지의 올해의 인물 (3) 1947 ~ 1956년 (2008. 10. 27)
TIME지의 올해의 인물 (4) 1957 ~ 1966년 (2008. 11. 2)
TIME지의 올해의 인물 (5) 1967 ~ 1976년 (2008. 11. 9)
TIME지의 올해의 인물 (6) 1977 ~ 1986년 (2008. 11. 17)
TIME지의 올해의 인물 (7) 1987 ~ 1991년 (2008. 11. 23)
TIME지의 올해의 인물 (8) 1992 ~ 1996년 (2008. 11. 30)

에서 이어지는 연재 포스팅입니다.

마침내, 이 연재 포스팅도 마지막 1회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9번째 포스팅인데, 좀 나중에 올리려던 걸 포스팅 거리가 없어서 땜방 포스팅으로 이렇게 미리 올립니다.(퍽) 마지막 10번째 포스팅을 2008년 올해의 인물 발표 당일에 올리려는 게 목표인데, 타임지가 좀 일찍 발표해 주었으면 싶군요.(어차피 보나마나 2008 올해의 인물은 오바마니까;;) 작년처럼 발표한다면 거의 보름을 기다려야 하는데...



1997년 - 앤디 그로브 Andy Grove 1936. 9. 2 ~

클린턴 대호황 시기에서도 특히 가장 큰 발전을 거듭하고 있던 건 IT 산업과 관련 컴퓨터 산업이었습니다. 이중에서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선두주자 인텔은 1990년대 중반부터 급격한 성장을 이룩하고 있었습니다. 1996년 인텔의 매출은 전년 대비 45%나 증가한 208억 달러였고,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를 넘으면서 시가총액 상위 100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당시 판매되던 대부분의 PC에는 인텔의 제품이 보급되어 있었죠.

이러한 인텔의 급격한 성장은 1997년에도 계속되었고, 96년의 매출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가 될 것이 분명했습니다. 인텔은 일본을 완벽히 따돌리고 독주를 시작한 클린턴 대호황기 미국 경제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으며, 앞으로 미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높았습니다.

그런 인텔의 CEO가 단신으로 미국에 이민을 와서 아메리카 드림을 이룬 사람이었으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타임도 예외는 아니었고, 대호황의 시기를 반영하듯 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합니다. 해가 바뀌어 98년 초, 인텔의 97년도 매출액은 250억 달러를 넘기며 올해의 인물 선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었죠. 그러나 그는 1998년 3월에 CEO 자리에서 물러나며 전격적으로 은퇴합니다.


1998년 - 빌 클린턴 Bill Clinton 1946. 8. 19 ~
1998년 - 케니스 스타 Kenneth Starr 1946. 7. 21 ~

리처드 닉슨을 파멸로 몰아넣은 워터게이트 사건이 있다면, 클린턴 대호황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던 클린턴을 강타한 건 바로 르윈스키 스캔들입니다. 백악관 여직원이던 모나카 르윈스키와 대통령 빌 클린턴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음이 폭로되고 클린턴은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가십거리 기사를 주로 터트리고 온갖 폭로를 전문으로 다루는 인터넷 신문 드러지 리포트가 1월 17일 이 사실을 최초로 폭로합니다. 현직 대통령이 백악관 직원과 관계를 맺었다는 사상 초유의 기사때문에 일제히 미국이 뒤흔들렸고, 클린턴은 강력히 이를 부인합니다.

르윈스키 스캔들을 담당하기 위한 특별검사 케니스 스타는 위증혐의로 구속 위기에 처했던 르윈스키에게 자백할 경우 처벌을 면제해 주겠다고 제의, 마침내 이 스캔들의 진실을 알게 되었고 뒤이어 르윈스키의 옷에서 발견된 정액의 DNA 검사 결과가 나오면서 빌 클린턴의 것임이 밝혀지자 사태는 급속도로 커지게 됩니다. 뉴트 깅리치를 중심으로 한 공화당은 일제히 탄핵의 카드를 꺼내들었고 클린턴은 닉슨 이래 두번째로 도중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될 위기에 처합니다.

스캔들의 당사자 빌 클린턴과, 이 스캔들을 철저히 파헤치며 전 미국을 강타한 장본인 특별검사 케니스 스타를 능가할 이슈메이커가 또 있던가요? 모나카 르윈스키 본인도 엄청난 이슈메이켜였지만 올해의 인물이 되기에는 많이 부족했습니다.


1999년 - 제프리 베조스 Jeffrey P. Bezos 1964. 1. 21 ~

1995년, 점포 하나 없는 서점 하나가 창업을 합니다. 제프리 베조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 청년은 매우 야무지게도 아무런 점포도 없이, 당시로서는 매우 생소하면서도 성장할 지조차 의심되는 새로운 인터넷이라는 세계에 주목하여 인터넷 서점 아마존을 창업합니다. 어떠한 서적이든 인터넷으로 주문만 하면 바로 배송을 해주는 이 사업의 첫 시작은 사람들에게 불안해 보였습니다.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넷이 널리 확산되면서 아마존도 덩달아 번창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제대로 사업이나 될지 의심스러웠던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어느새 미국 인터넷 기업의 선두주자가 되어 점포 하나 없이 인터넷만으로도 성공적인 사업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해 냈습니다. 아마존은 다른 인터넷 기업들보다 늘 앞서나가며 짧은 주기마다 새로운 사업 구상을 내놓고,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성공적 기업모델로 각광받으며 주요 유력 일간지와 경제지에 앞다투어 소개되었습니다.

아마존은 클린턴 대호황의 막바지를 장식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었고 제프리 베조스는 그 모델의 창시자였습니다. 당연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속에 올해의 인물로 선정됩니다. 선정 이후로도 계속 번창해서 지금은 아마존이란 단어를 들으면 남미의 열대우림과 아마존강 대신 인터넷 서점이 먼저 떠오르고 있지요.


2000년 - 조지 부시 George W. Bush 1946. 7. 6 ~

2000년 미국 대선은 득표수가 더 적은 후보가 미국 특유의 대통령 선거인단 제도에 의해, 그리고 혼란스런 플로리다 주의 투표용지와 보수적인 미 연방 대법원의 지원에 의해 당선되는 웃지 못할 촌극을 보여주었습니다. 민주주의의 확산을 외치던 미국의 국가원수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에서 나오는 이러한 비민주성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모순이었죠.

어쨌든, 클린턴의 임기가 끝나면서 치뤄진 2000년 대선은 클린턴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아들로, 아버지와 같은 이름을 가진 공화당의 조지 부시의 대결이었습니다. 이 둘의 대결은 매우 팽팽했으나 클린턴 호황을 등에 업은 앨 고어가 전체 득표수에서 앞섭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수십만 표나 덜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인단에서 앞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1988~1993년 대통령을 지낸 조지 부시의 아들로서, 父子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실로 오래간만의 일이었습니다. 아울러 공화당으로서는 8년만의 정권 탈환이었죠. 이 과정에서 플로리다 주 대법원의 재검표 판결과 이를 뒤집는 연방대법원의 재검표 중단 명령 등 온갖 막장을 다 보여주었죠.

어쨌든 득표수가 적음에도 선거인단 수에서 이긴 것 자체가 매우 오래간만의 사례인데다가, 클린턴 호황을 등에 업은 앨 고어의 패배, 父子 대통령의 탄생 등 2000년 선거는 여러모로 주목할 점이 매우 많았습니다. 그 싸움의 승자 조지 부시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에는 무리가 없었죠.


2001년 - 루돌프 줄리아니 Rudolph Giuliani 1944. 5. 28 ~

2001년 9월 11일,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심장부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하이재킹한 항공기로의 자살충돌 공격, 9.11 테러라는 사상 초유의 미 본토 테러 공격은 전 미국과 세계를 경악에 빠트렸습니다. 직접 사망자만 해도 2,000명이 넘으며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D.C의 국방부가 동시에 공격당하면서 미국 핵심부에 대한 방어망이 그대로 완벽히 무너졌습니다.

9.11 테러에 대한 복수를 위해 10월에서 11월에 걸친 아프간 전쟁이 종결된 직후, 12월이 되면서 TIME지는 고민에 빠집니다. 2001년의 올해의 인물로 가장 유력한 건 알 카에다의 리더 오사마 빈 라덴이었습니다. 그러나 TIME지는 대대로 침략자는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지 않는 편이었고, 자국 심장부를 공격한 테러그룹의 리더를 지명할 생각도 전무했습니다. 또 다른 후보로 부시 대통령과 콜린 파월, 럼즈펠드 등 부시 행정부의 전쟁지도부가 거론됩니다만 각하됩니다.

대신, 테러 공격을 이겨낸 뉴욕 시민들을 지정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이 의견이 발전되어 테러 직후 혼란에 빠진 뉴욕시를 잘 이끌고 혼란을 발빠르게 수습한 공화당 출신의 뉴욕 시장 루돌프 줄리아니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게 됩니다. 비열한 테러 공격에 맞서 시장으로서 그 직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테러에 맞섰다는 점이 크게 고려된, 애국주의적 선정이었습니다.


2002년 - 내부고발자 The Whistleblowers
2002년 - 월드컴의 신시아 쿠퍼
Cynthia Cooper of Worldcom
2002년 - 엔론의 셰런 왯킨스 Sherron Watkins of Enron
2002년 - FBI의 콜린 로올리 Coleen Rowley of the FBI

2002년에는 미국에서 정말 많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특히 엔론사와 월드컴사의 사상 초유의 회계 부정 사건은 전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죠. 월드컴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대기업의 반열에 오른 통신회사였고, 엔론은 초거대 에너지 기업이었습니다. 특히 엔론사의 경우, 경제전문지 포춘으로부터 6년 연속으로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되었죠. 그러나 2001년 회계보고서가 조작되었고, 엄청난 분식회계가 저질러졌음이 폭로됩니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이 강조되기 시작했고, 엔론-월드컴 두 회사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와 관련자 체포가 연속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다른 기업들 중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자수해서 광명을 찾으려는처벌을 면하려는 기업들도 속속 생겨났습니다.

비슷한 시기 FBI의 콜린 로올리는 9.11 테러와 관련해서 FBI가 얼마나 안이하게 대응했는지를 조목조목 짚어가며 세상에 폭로했습니다. FBI도 불벼락을 맞았고, 즉시 담당자 처벌과 개선이 이루어졌습니다.

엔론, 월드컴 회계부정 사건 및 FBI 문제는 모두 내부 고발자가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월드컴의 감사 신시아 쿠퍼, 엔론의 부사장 셰론 웻킨스, FBI의 콜린 로올리에 의해 아무도 모르고 있던 부정의 진실이 폭로되었고 개선의 기회가 마련되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내부 고발자의 역할이 컸던 해. 특히 엔론사 사건의 여파가 컸던 2002년이었기에 타임은 내부 고발자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며 이 3명을 그 대표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러고보니 세명 다 여성이군요-ㅅ-

그러나 한국은 내부 고발 했다가는 바로 조직에서 제거되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분위기라는게 참 쓸쓸하네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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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소시민 2008/12/06 17:17 # 답글

    이전에 타임지가 호메이니를 1979년의 인물로 선정했을 때 수천통의

    항의 편지가 날아왔다고 합니다. 물론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 선정이

    선악을 넘어서 그 해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에게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2001년의 인물로 오사마 빈 라덴이 선정되었다면 정말 큰일 났을지도

    모르겠네요

    최근 몇년 동안은 그 해의 마지막 주 월요일에 발간되는 호에 올해의 인

    물기사가 실렸으니 한 이주는 기다려야 알수 있을 듯 합니다. 결과는 뻔

    하겠지만요.
  • Ladenijoa 2008/12/06 18:15 #

    오사마 빈 라덴을 선정했으면 타임지 본사 건물에 미국인들이 폭탄 테러 했을 겁니다-_-;;

    2008년 올해의 인물은 오바마가 분명하니, 미리 작성해놓고 기다렸다 올려야 겠습니다-ㅅ-
  • 계원필경 2008/12/06 18:59 # 답글

    어허... 내부 고발자는 언제나 조심해야하(면 그 단체가 건실하겠냐!!!) -> 어쨌든 투명한 기업/단체를...
  • Ladenijoa 2008/12/06 21:40 #

    예, 올바른 감사 시스템과 저런 내부고발자들이 투명한 기업 및 단체를 만드는데 큰 일조를 합니다.
  • 미류나무 2008/12/06 19:15 # 삭제 답글

    내부 고발자라... 확실히 우리나라에는 무리이겠죠....

    대한민국의 기성세대에는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 라는 말로
    상징되는 성공제일주의가 무의식에 박혀있기 때문이지요..

    우리 신세대들도 그런 어른들에게 키워지고 자랐으니...
    성공 만능 문화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 것이 유감일 뿐이지요..
  • Ladenijoa 2008/12/06 21:41 #

    내부고발자 중 특히 고생을 하는 게 군대죠. 90년대 초반 군의 대민 사찰이나 여당투표 강요를 폭로한 분들도 결국 불이익을 받았죠. 군대뿐 아니라 대기업이나 일반 단체들도 마찬가지고...
  • 윙후사르 2008/12/06 19:30 # 삭제 답글

    확실히 우리나라에서는 내부고발자가 살아남기는..... 매우 힘들죠.
  • Ladenijoa 2008/12/06 21:42 #

    너무 힘들죠, 제도적으로 문화적으로 좀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쩌비..
  • ghistory 2008/12/06 20:59 # 답글

    내부고발자보호법은 몇 년째 주요 우파정당들(민주당도 공범)의 묵시적 공조로 저지당하고 있습니다. 그런 게 있으면 통치자가 맘대로 국가기구들을 이용하기 어렵지요.

    'FBI 검사' 라는 직책은 생경합니다. FBI는 검찰이 아니지 않나요?

    쉐론 웨트킨스→셰런 왯킨스 가 어떨까요?

    신디아→신시아가 더 낫지 않을까 합니다.

    1988~1992년→1989년~1993년입니다.

    플로리다 주법원→플로리다주 주대법원이 아닌가 합니다.
  • Ladenijoa 2008/12/06 21:43 #

    지적하신 사항들은 모두 수정했습니다. 영어 발음이 약하니;; 콜린 로올리의 직책은 정확히 확인이 안되어서 그냥 FBI의 콜린 로올리라고 표기했습니다. 포스팅 올릴때 본 자료에선 검사라 되어 있었는데 뭐였을까요?;;

    내부고발자 보호법을 제정씩이나 했었군요. 그러면서 결국 통과는 안 하고 계류중이라... 뭐 통과되면 당장 자기들 정당 내부에서 내부고발이 터지겠군요-ㅅ-

  • 애독자 2008/12/07 11:19 # 삭제 답글

    어렸을 때 감사원의 비리를 고발했던 감사원 소속 감사관은 이후 파면당하고 감사원의 소송에 시달리며 가족 모두가 어렵게 살던 게 기억나는군요. 어린 마음에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만 오늘날에도 나아지긴 커녕 더해만가는 것이 현실이니......어휴.
  • Ladenijoa 2008/12/07 12:52 #

    아 누군지 알 듯 하군요. 그 분 참 어렵게 고생만 하셨죠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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