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주관적 평가 사회에 대한 관심

노무현 대통령과 남북 관계에서 트랙백

BigTrain님께서 매우 좋은 글을 써주셨습니다. 사실 대통령님께서 서거하신지 며칠 지나지 않아 벌써부터 평가를 하기엔 좀 이르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만 사실 언제까지 미루고 둘 수는 없지요.

사실 한국 정부의 오랜 외교 중심 패러다임은 대美 외교였습니다. 사실 이것을 비판할 마음은 없습니다. 오히려 적극 옹호해도 부족할 판이죠. 건국 이래 최빈국 중 하나였고, 냉전의 최전선이기도 했던 대한민국이라는 이 나라가 생존하려면 세계 최강대국이자 제1세계의 맏형격인 미국의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했으니 당연히 대美 중심외교를 펼쳐야 했습니다. 여기서 벗어나도 기껏해야 일본이었고, 90년대 이후로 중국과 러시아가 추가되는 정도였죠.

문제는 21세기 들어서면서, 한국의 국력이 신장되면서 국제적 위치도 높아졌고, 더 이상 미국 하나만 바라보고 살 처지가 아니었다는 점이겠죠. 참여정부의 근본적 외교정책은 지금까지의 일방적인 미국 중심 외교에서 다각화 외교로의 본격적인 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교 정책 패러다임의 전면 변화이지요.(참여정부 탄생에 미 장갑차 사고에 의한 反美 감정이 어느정도 있었다는 걸 부인할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정권의 외교정책이 반미인 것은 아니었죠.) 사실 저는 한미 외교관계 파탄의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의 정부와 그 뒤를 이은 참여정부 모두, 2001년 성립된 부시 행정부와 도저히 궁합이 안 맞았다는 거로 보고 있습니다. 한 쪽은 햇볕정책 쓰는데, 한 쪽은 쳐부수고 싶어 안달이 났으니... (그 분이 누굽니까? Bush 아닙니까? Bush!)

물론 그렇다고 참여정부의 대미 외교 파탄을 모두 면죄부를 줄 수는 없겠죠. 다각화 외교를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유연한 대처로 대미 관계를 유지할 수는 있는데 사실 참여정부가 그걸 하지 못했습니다. 이건 분명한 외교적 실책임이 분명합니다.(사실 아주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참여정부와 궁합이 전혀 맞을 거 같지도 않은 홍석현 씨를 주미 대사로 임명하기도 했었죠. 어느 사건에 휘말려 얼마 안 가 끝장났습니다만. 거기다 카트리나 때에도 저 중동의 돈이 썩어남아도는 분들과 동등한 수준의 긴급지원도 했었고.)

그래도 참여정부의 외교 정책을 모두 비판하기에는 그렇습니다. 참여정부 시기 외교적 성과는 그동안 한국 외교가 관심을 갖지 못한 지역으로 시선을 매우 넓혔다는 데 있습니다. 중남미, 동유럽,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등. 한국 정상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이 최초로 방문한 나라도 서너 곳이 되지요. 당장 노무현 대통령의 정상외교 동선을 살펴보면 전임자들과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당장 한국인들이 2002 월드컵 이후로 혈맹 혈맹 거리는 터키도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는 처음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참여정부가 구축한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후임자들도 꼬박꼬박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참여정부의 외교적 성과로 무시할 수 없는 것은 UN 외교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UN 사무총장을 내자는 논의가 있었을 때만 해도 그게 되겠냐는 소리가 많았지요. 그러나 결국 당선시켰습니다. 그것도 당시 정부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말이지요. 이건 무시할 수 없는 대 성과입니다. 대륙별 순환원칙 생각하면 반 세기 후에나 기회가 오고, 그때 당선시킨다는 보장도 없는 일이지요. 여러 외부적인 조건도 유리했지만 한국 정부의 외교력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참여정부가 투표권을 행사하던 5년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아시아 쿼터로 선출된 5개국 중 3개국(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이 친한 국가라는 것을 눈여겨보는 사람도 드물지요. 엄청 인색하다고 욕먹는 한국의 공적개발지원이 참여정부 시기에 "그나마" 약간 늘어난 거 아는 사람도 드뭅니다.

예, 비판할 거리를 찾자면 물론 한가득 나올 겁니다. 비판거리가 안 나오는 정책이란 게 있을 수가 없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그 비판 및 문제점들을 만회할 수 있는 외교적 업적을 참여정부가 남겼다고 봅니다. 한국 외교의 시야를 넓혔습니다. 그것도 매우 말이지요. 중견국가, 선진국가 수준으로 최소한 갖추어야 할 외교적 시야를 넓히고 관계를 확대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참여정부 외교를 높이 평가하는 부분입니다.


p.s : 밸리에 보내지는 않겠습니다. 서거하신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평가글을 밸리에 보내서 논쟁이 일어날까 두렵군요. 사실 그냥 논쟁이라면 일어나도 되겠습니다만 꼭 이런 논쟁이 논쟁으로 그치질 않으니 말이지요.

p.s 2 : 주장에 비해 논거가 매우 부족한 글이지요?(...) 사실 이미지 파일로 노무현 대통령과 기존 대통령들의 정상외교 동선이나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그게 쉽지가 않군요. 나중에 이건 따로 만들어서 독립 포스팅해야 겠습니다.

덧글

  • 漁夫 2009/05/25 19:16 # 답글

    대미 외교에서는 솔직이 아무리 상대방이 '부셔'였어도 아쉬운 측면은 많습니다. 그 '즉흥적 발언' 건들만 아니었어도 (^^;;) 제가 노 전 대통령을 훨씬 더 호감을 갖고 평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 소금인형 2009/05/25 19:33 # 답글

    외교로 보면, 참여정부는 무엇보다도 무상원조를 늘렸다는 게 중요합니다. 경제력과 비례해서 무상원조를 늘리지 않으면 세계로부터 '돈만 밝히는 나라' 라는 이미지가 박힙니다. 일본과 독일이 세계적으로 이미지가 좋은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수많은 돈을 UN과 개발도상국에 무상으로 지원해 준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물론 한국과 일본-독일 사이에는 엄청난 경제력의 갭이 존재합니다만, 경제력을 한국 수준으로 비례해서 보아도 한국은 아직 부족합니다. 그나마 참여정부대에 들어서 많아진 것입니다.
  • Merkyzedek 2009/05/25 20:16 # 답글

    역대 정권에 비해 순방 국가가 다양해 졌다는게 볼만했었습니다. 현 정부는 어떻게 나가려나하는 것은 좀 두고 봐야 겠지만요.
  • dunkbear 2009/05/25 21:00 # 답글

    현 정부의 외교정책이야 Ladenijoa님께서 얼마전에 올려주신 '재외공관 신설을 통해 알아보는 외교적 지향성'이라는 글만 봐도 대충 알만하죠... ㅡ.ㅡ;;;
  • 친한척 2009/05/25 23:04 # 답글

    붓쨩과의 관계가 참 아이러니컬한 관계였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노 대통령 본인의 인식 역시 한미동맹이 국가 안보에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복수의 참여정부 전 관료(였던 교육자)들로부터 들은지라 말이지요.

    사실 외교안보에서는 드물게 충실한 정권이었죠..... 이제와서는 다 소용 없습니다만 ㅠㅠ
  • 델카이저 2009/05/26 10:39 # 답글

    솔까말 부시제 시절에는 영국 빼고 미국 외교 자체가 최악이었으니까요..-_-;;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대미관계까 최악으로 치닳았다는 이야기는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사실 미국에 대한 의무를 가장 잘 수행한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인데 말이죠..

    결국 부시제 말년에 FTA해준 것도 한국입니다. 부시제랑 삐끄덕 거린 거하고 한-미 양국의 외교라인의 문제하고는 좀 다르게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 maxi 2009/05/26 16:34 # 답글

    벨리에 보내지도 않았는데 김기동질 하는 양반도 좀 짜증나더군요.
  • 과객 2009/06/04 21:57 # 삭제 답글

    여기 '핑백'단 'vermin'이란 인간 어떤 새끼죠? 글 쓴거 보면 '반도'란 표현도 나오고..... 이 새끼 뭐하는 새끼인가요?
  • ㅈㄷㄱ 2009/10/21 12:45 # 삭제 답글

    외교의 제1원칙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구만...
  • 곰소문 2016/11/08 18:27 # 삭제 답글

    그랬던 반기문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