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18일
극단적 민족주의, 환국사관
최근 역사밸리에서 소란을 피우던 어느 환국사관자(소위 환빠)의 도배글을 더 이상 밸리에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다지 밸리를 열성적으로 돌아다니지 않는 편이라 관심이 없었습니다만, 슈타인호프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의 노력으로 끝내 그 분의 밸리 도배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으니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매우 다행스런 일이지요. 이 자리를 빌어 슈타인호프님과 기타 노력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이번에 논란이 된 환국사관자 말고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환국사관이 지나치게 넓게 퍼져 있습니다. 아무런 역사적 문헌도, 물증도 없는 환국사관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퍼지는 이유는 결국 환국사관의 근본적 기원이 극단적 민족주의에서 출발하고 있음에서 찾아볼 수 있겠지요.
민족주의가 크게 발흥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집니다. 하나는 민족/국가가 커다란 역경이나 고난에 처해있을 때의 일이지요. 지금의 역경은 일시적인 것이다. 원래 우리는 이만큼 잘난 애들이었으니까 이런 역경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배경에서 나오는 것이지요. 구한말-대한제국 시기에 번창했던 한국의 민족주의 사관이나, 베르사유 체제하에서 나치가 써먹었던 아리안 민족주의 등이 그러합니다.
다른 하나의 경우는, 앞의 경우와는 반대로 민족/국가가 크게 강성해진 경우이지요. 예전에 비해 민족/국가가 매우 강성해지니 이제는 그 강성함을 이론, 이념적으로 뒷받침하고자 합니다. 제국주의 열강이 식민지 쟁탈전에 나설 때 써먹었던 계몽이론(우린 신이 선택하신 잘난 민족이니까 우매한 애들을 지배해서 그들을 잘 이끌어야 하는 책무가 있다...) 등이 그러한 경우입니다.
사실 어느 정도의 민족주의나 국가주의는 대부분의 민족이나 국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무조건 나쁘다고 매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무엇이든 지나치면 문제가 되는 법이라고,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서 극단적인 민족주의로 빠지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에 빠지고 맙니다. 위대한 아리안 민족 운운거리며 제3제국을 건설하려던 아돌프 히틀러의 독일이나, 스스로를 태양의 제국이라 칭하며 황국불멸을 외치던 대일본제국은 모두 극단적 민족주의의 함정 속에 빠지며 허우적거리다 쫄닥 망했지요. 천년 간다던 제3제국은 고작 10년 살짝 넘겼고, 황국불멸이라던 일본제국은 천황이 살아보겠답시고 미 사령관에게 굽신굽신거려야 했지요.
여하튼, 이러한 극단적 민족주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민족주의 세력은 사회, 정치, 경제, 역사 등 다방면에서 여러가지 이론을 만들곤 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극단적 민족주의 세력이 선택한 것은 새로운 역사관의 "창조"였지요. 환국사관은 다시 안에서 수많은 갈래로 나뉘어집니다만 궁극적으로 과거 한민족이 세계(종류에 따라서는 동북아에 한정되기도 합니다만)를 제패하고 웅비하던 위대한 민족이다...라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국사관이 실제 역사로 치기에는 그저 어이가 벙찌며 웃음조차 안나오는 이야기라는 건 두말할 필요조차 없는 사실이지요. 문제는 어째서 근래 들어 환국사관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나름대로 체계화(해봤자 여전히 개그지만-_-)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지요.
전 최근 한국의 민족주의의 발흥에 대해 예전처럼 우리가 역경, 고난에 빠져서가 아니라 국력이 매우 강성해진 것에 따른 결과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21세기 들어서의 한국 민족주의는 더더욱 그러하다고 보고 있지요. 우리 민족과 민족국가 역사상 지금처럼 강성하고 강력했던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지요. 한국 민족주의의 재발흥은 IMF에 따른 역경극복용이었지만 그 역경을 순식간에 극복해내고 강성해진 한국의 현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원래 우리는 잘났으니 지금 잘난건 당연하다."라는 이론이 필요했고 그것이 그동안 재야에서만 떠들던 환국사관의 급속한 확산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런 극단적인 환국사관은 앞으로도 잠잠하지 않고 계속 확대재생산될 겁니다. 주류의 위치까지 올라오진 못하더라도 말이지요. 역사에 취미를 두고 있는 입장으로선 매우 골때리는 일입니다만...
문제는, 이게 단순히 환국사관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거지요. 결국 근본적 문제는 민족주의, 그것도 공격적이면서 극단적인 민족주의의 확대입니다. 제국주의까진 아니지만 어느 정도 제국주의적 요소까지 갖춘 한국의 민족주의는 계속 확대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한국이 계속 발전하면 "우린 원래 잘났으니 당연한 거다."로 전개될 것이고 도중에 역경이 생기면 "우린 잘난 민족이니 이런 위기 금새 극복할 수 있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극단적 민족주의 + 환국사관이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이 점입니다. 극단적 민족주의도, 이를 뒷받침하는 환국사관도 결국 사라질 리가 없습니다. 계속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이미 조성되어 버렸습니다. 이것이 공격적 민족주의로 발전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하는데, 그건 우리들의 몫이겠지요.
사실 이번에 논란이 된 환국사관자 말고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환국사관이 지나치게 넓게 퍼져 있습니다. 아무런 역사적 문헌도, 물증도 없는 환국사관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퍼지는 이유는 결국 환국사관의 근본적 기원이 극단적 민족주의에서 출발하고 있음에서 찾아볼 수 있겠지요.
민족주의가 크게 발흥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집니다. 하나는 민족/국가가 커다란 역경이나 고난에 처해있을 때의 일이지요. 지금의 역경은 일시적인 것이다. 원래 우리는 이만큼 잘난 애들이었으니까 이런 역경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배경에서 나오는 것이지요. 구한말-대한제국 시기에 번창했던 한국의 민족주의 사관이나, 베르사유 체제하에서 나치가 써먹었던 아리안 민족주의 등이 그러합니다.
다른 하나의 경우는, 앞의 경우와는 반대로 민족/국가가 크게 강성해진 경우이지요. 예전에 비해 민족/국가가 매우 강성해지니 이제는 그 강성함을 이론, 이념적으로 뒷받침하고자 합니다. 제국주의 열강이 식민지 쟁탈전에 나설 때 써먹었던 계몽이론(우린 신이 선택하신 잘난 민족이니까 우매한 애들을 지배해서 그들을 잘 이끌어야 하는 책무가 있다...) 등이 그러한 경우입니다.
사실 어느 정도의 민족주의나 국가주의는 대부분의 민족이나 국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무조건 나쁘다고 매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무엇이든 지나치면 문제가 되는 법이라고,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서 극단적인 민족주의로 빠지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에 빠지고 맙니다. 위대한 아리안 민족 운운거리며 제3제국을 건설하려던 아돌프 히틀러의 독일이나, 스스로를 태양의 제국이라 칭하며 황국불멸을 외치던 대일본제국은 모두 극단적 민족주의의 함정 속에 빠지며 허우적거리다 쫄닥 망했지요. 천년 간다던 제3제국은 고작 10년 살짝 넘겼고, 황국불멸이라던 일본제국은 천황이 살아보겠답시고 미 사령관에게 굽신굽신거려야 했지요.
여하튼, 이러한 극단적 민족주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민족주의 세력은 사회, 정치, 경제, 역사 등 다방면에서 여러가지 이론을 만들곤 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극단적 민족주의 세력이 선택한 것은 새로운 역사관의 "창조"였지요. 환국사관은 다시 안에서 수많은 갈래로 나뉘어집니다만 궁극적으로 과거 한민족이 세계(종류에 따라서는 동북아에 한정되기도 합니다만)를 제패하고 웅비하던 위대한 민족이다...라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국사관이 실제 역사로 치기에는 그저 어이가 벙찌며 웃음조차 안나오는 이야기라는 건 두말할 필요조차 없는 사실이지요. 문제는 어째서 근래 들어 환국사관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나름대로 체계화(해봤자 여전히 개그지만-_-)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지요.
전 최근 한국의 민족주의의 발흥에 대해 예전처럼 우리가 역경, 고난에 빠져서가 아니라 국력이 매우 강성해진 것에 따른 결과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21세기 들어서의 한국 민족주의는 더더욱 그러하다고 보고 있지요. 우리 민족과 민족국가 역사상 지금처럼 강성하고 강력했던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지요. 한국 민족주의의 재발흥은 IMF에 따른 역경극복용이었지만 그 역경을 순식간에 극복해내고 강성해진 한국의 현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원래 우리는 잘났으니 지금 잘난건 당연하다."라는 이론이 필요했고 그것이 그동안 재야에서만 떠들던 환국사관의 급속한 확산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런 극단적인 환국사관은 앞으로도 잠잠하지 않고 계속 확대재생산될 겁니다. 주류의 위치까지 올라오진 못하더라도 말이지요. 역사에 취미를 두고 있는 입장으로선 매우 골때리는 일입니다만...
문제는, 이게 단순히 환국사관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거지요. 결국 근본적 문제는 민족주의, 그것도 공격적이면서 극단적인 민족주의의 확대입니다. 제국주의까진 아니지만 어느 정도 제국주의적 요소까지 갖춘 한국의 민족주의는 계속 확대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한국이 계속 발전하면 "우린 원래 잘났으니 당연한 거다."로 전개될 것이고 도중에 역경이 생기면 "우린 잘난 민족이니 이런 위기 금새 극복할 수 있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극단적 민족주의 + 환국사관이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이 점입니다. 극단적 민족주의도, 이를 뒷받침하는 환국사관도 결국 사라질 리가 없습니다. 계속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이미 조성되어 버렸습니다. 이것이 공격적 민족주의로 발전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하는데, 그건 우리들의 몫이겠지요.
# by | 2009/06/18 18:30 | 사회에 대한 관심 | 트랙백 | 덧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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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이제 풍후는 어떻게 대응할지...
어차피 한국의 국력이 예전과 달라진 이상, 억지로나마 이론적으로 그걸 뒷받침하려는 시도가 많을 겁니다.
갈 때 까지 가게 해서 펑~ 터뜨리면 될려나?
유저의 댓글에서도 위험함이 느껴지죠. 역사라는게 현재의 팽창적 사고를 뒷받침하기 위한
도구가 아닐텐데 말입니다.
평화경제학인가... 잘 봤습니다.
사회에서 보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극우단체들이 제복 입고 쑈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백인 아닌 재한 외국인들을 깔보고 업신여기는 풍조 등 말입니다...
그리고 환국사관의 반대로 '고조선은 존재하지도 않는 나라다' 라는 사관이 있었지 않습니가?
그리고 전 지나친 국수적 역사왜곡 사관을 거론한 거지, 자기비하적인 열등주의 사관 이야기를 한 건 아닌데 여기서 그 이야기를 꺼내면 골롬하지요.
벌써 농촌에 내려가면 절반정도의 가구가 외국인(주로 아내가)으로 구성될 정도인데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될때쯤 되면 거대한 사회문제가 될까봐 무섭습니다
지금처럼 이 나라가 폐쇄적이었던 적이 있나 싶습니다.
그나마 다행일까? ...
뭐 솔직히 보자면 제3제국 꼴은 안날겁니다.
님 말처럼 그다지 강한것도 아니고, 현 상태도 주변 강대국들 힘이 너무 강하니까요.
그러나 만약에 남북통일이 된다면요?
남북한민족의 융화가 이루어지고 재통합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그리고 동북아 경제적 허브로 거듭난다면 강대국되는거 시간문제 일겁니다.
그렇지만 안타까운게 주변국 환경이지요.
한반도가 지리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끼어있기에
간섭을 안 받을래야 안 받을 수 없습니다.
결국 그걸 이겨내는게 우리의 몫이겠지만,
그게 '환국사관'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면 제3제국으로 변할 수 있겠지요.
왜냐하면 '환국사관'은 본문 제목을 보듯이 '극단적 민족주의'이므로
결국 '제국주의'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일제와 제3제국은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그들의 패배의 큰 요인은 선현들의 말을 잊어먹은것이었지요.
'적당히 쳐 해먹어라.'
네, 우리도 적당히 해먹으면 초강대국 될 수 있을겁니다.
그렇지만 초강대국으로 가기까지의 길이 너무 험난하다는 거지요..
뭐 그렇다는 겁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