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7일
지난 금요일에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시내에 나갔다가 겸사겸사 헌책방을 들려서 책 몇 권을 건졌습니다. 호프님 좌판에서 구입한 책과 같이 포스팅할까도 싶었지만 마이너 블로그답게 포스팅 땜방을 위해서라도 꼬박꼬박 올려야겠죠.(퍽)
서정남의 북한 영화 탐사 (서정남, 생각의 나무. 2002)
예, 말 그대로 북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북한의 대표적 체제선전수단에, 김정일 개인적으로도 매우 관심이 많은 게 영화라고 하지요. 그런 북한의 대표적 영화들 70여 작품을 소개하고, 그 작품들로부터 얻어지는 북한 영화의 전반적인 특징, 그리고 체제선전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해 상당히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역시 뽀글이 놈들이랄까, 세상에 안중근 의사의 전기 영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에서 안중근 의사가 죽기 전에 "...우리 민족을 구원해주고 세계에 당당히 내세워줄 그런 절세의 위인을 한 번 만나보았으면..."이라는 독백을 내뱉는 캐압박-ㅅ- 역시 공화국 영화는 어떤 의미에서 진짜 위대합니다.(...)
기타 세계 최초로 5.18 항쟁을 다룬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글라이스턴 미 대사가 29만원을 자기 방으로 소환해 광주학살을 명령했다 파문-_-;;;)라던가 재일교포 학생이 서울에 갔다 간첩사건 조작으로 걸려들어 사형받는 <어머니의 소원>(...이건 차마 깔 수가 없어 orz 현실이 그랬으니-_-;;)이라던지 공화국의 다부작 시리즈 등 이야기거리가 매우 많더군요.
나폴레옹의 학자들 (로베르 솔레, 아테네. 2003)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 당시 동행한 학자들과 그 학자들의 학술조사에 대해 다룬 책입니다. 원정대에 동행한 학자들 명단이 모두 나올 뿐더러, 이집트 원정 전반에 걸친 이야기가 나와 있습니다. 책의 주제 특성상 전쟁 그 자체는 크게 다뤄지지 않습니다만 이집트에서의 최초의 근대적 학술조사 이야기가 매우 신선하네요.
더군다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나폴레옹 귀국 이후 이집트 원정군 이야기도 잘 나와 있어서 가치가 충분합니다.
불만은... 책 상태가 진짜 나쁩니다. 못 읽을 정도는 아닌데, 겉표지가 너무 더럽고 책 자체도 물을 너무 많이 먹었습니다. 읽는 데 지장은 없지만 참 안습하더군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타드 슐츠, 해냄출판사. 1995)
선종한 요한 바오로 2세의 평전입니다. 다만 출판년도에서 알 수 있듯이 선종 10여년 전에 씌여진 평전입니다. 뭐, 그래도 교황의 주요 행적은 7~80년대가 핵심인 지라 내용상 큰 문제는 없습니다. 최근 평전을 구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긴 하지만 뭐 나중에 비교해가며 읽으면 더 큰 재미가 되겠죠.
책 상태 자체는 무난합니다. 겉표지가 어디론가 사라지고,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을 당시에 붙어 있던 도서관리표기들이 뜯겨져 나가긴 했지만 겉만 약간 그렇지, 속은 매우 멀쩡하더군요. 물론 그 시대 특유의 밋밋한 종이색은 별로입니다만. 한국통신 연수원 도장이 찍혀 있는 걸로 보아 연수원 문 닫으면서 헌책방에 넘겨졌나 봅니다.
넥스트 워 : 세계대전쟁 (캐스퍼 와인버거 and 피터 시바이처, 고려원. 1997)
그다지 살 마음은 없었습니다만 헌책방 주인 아저씨와의 안면 트기용으로 구입. 이런 책을 사다 보면 관련 책이 들어올 때 넌지시 말을 건네줄 수도 있겠죠. 살 필요성은 못 느끼고 그냥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 싶은 책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얻게 되었습니다-ㅅ-;;
번역은 무려 정형근 의원이 했다고 나옵니다만 안기부 1차장을 역임한 정형근이 이 정도로 영어실력이 형편없어 보이진 않아 보이고 대리번역이 확실해 보입니다.(...) 뭐, 그래도 책 읽는 거 자체는 문제가 없으니 다행이랄까요.
팍스 아메리카나 기치 하에, 모든 분쟁에 미국이 개입해야 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군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짙게 깔려나오는 전형적인 미국 중심주의 시각의 책입니다만 미국 보수진영에서 앞으로 어떤 세력들과의 전쟁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를 대략적으로 알려주고 있기도 합니다.
중국-북한 동맹의 한국-대만 동시 침공, 우경화된 일본의 동남아 침공, 부활한 러시아의 유럽 석권, 강성 이슬람세력이 장악한 이란에 의한 걸프만 도발, 좌파 민족주의 멕시코 정권에 대한 군사적 개입 5개 시나리오를 담고 있는데, 시나리오 자체는 어찌 보면 황당무계하다 싶은 경우도 많지만 미국이 인식하는 위협이란 게 어떤 것인지를 대략 느낄 수 있습니다.
한편... 저는 배가 고픈 나머지...보너스 샷
# by Ladenijoa | 2008/11/17 05:29 | Book | 트랙백 | 덧글(7)